2018, IT와 금융의 융합 ⑫ 아마존 은행 나올까? IT 기업의 역습

2018.06.27 09:30

‘은행의 경쟁 상대는 은행이 아니라 아마존이다.’


금융권에선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금융권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IT(정보 기술) 공룡들이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금융’에 대한 도전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구글 등 대형 IT 기업들이 혁신을 바탕으로 은행업에 진출할 경우 주요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GAFA, BAT으로 불리는 거대 IT 기업들이 최근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전개하면서 기존의 은행업 시장구조에 변화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GAFA는 구글(Google), 애플(Apple),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으로 대표되는 미국 IT 기업을 일컫습니다. BAT은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등 중국 IT 기업입니다.

 


 아마존의 행보는 어떨까?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아마존은 여러 금융회사에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휴 여부를 문의했으며, 현재 JP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 캐피털 원 파이낸셜(Capital One Financial) 등과 세금 및 요금 납부, 수표 발행,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이용 등에 관한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아직 신용카드 발급이 안 되는 젊은 층이나 낮은 신용등급으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고객군을 포섭하겠다는 전략입니다.


l 아마존 페이 (출처: https://pay.amazon.com/us)


아마존은 이미 전자결제 서비스 ‘아마존 페이’에 공들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마존 페이는 약 3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사이트는 물론 다른 사이트에서도 별도의 로그인 없이도 아마존 페이만으로 결제·배송까지 가능합니다.


지난해 인수한 고급 식료품 매장 홀 푸드에서 아마존 페이를 이용한 결제가 가능하도록 추진해왔습니다. 또 외신을 종합해보면 아마존이 일부 소규모 상인을 대상으로 아마존 지불 서비스인 '아마존 페이'를 채택하면 할인된 카드 수수료를 돌려주는 것을 제안했다고 비공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아마존이 자체 금융 서비스를 강화할수록 외부 금융 회사들에 내는 수수료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 소비 행태와 금융 결제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일 겁니다. 이뿐 아니라 아마존은 2011년부터 '아마존 렌딩(대출)'이란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자사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물건을 파는 중소기업들이나 물류·배송 업체들을 대상으로 최저 연 6% 금리로 대출해주는 서비스죠.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은 금융 서비스와 관계없는 인터넷서점, 검색엔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IT 기업들인데 왜 금융권은 경계하고 있을까요?


 금융권 기업이 IT 기업을 경계하는 이유


첫 번째는 비용입니다.

기존 은행들은 오프라인 지점을 통해 임대•관리, 인력 비용 등을 들여서 신규 고객을 유치해왔습니다. 반면 IT 기업들은 이러한 은행과 달리 오프라인 지점을 내지 않기 때문에 기존 은행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빅데이터입니다.

IT 기업들은 강력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주요 경쟁력으로 다수 이용자 및 빅데이터를 축적해왔습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강력한 맞춤형 서비스들로 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IT 기업들은 단순히 데이터를 소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레버리지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구축하는 데 있어 혁신적이기 때문에 보수적 영업을 해왔던 기존 은행에는 상당히 위협적입니다.



아마존, 구글 등이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은 결국 개개인의 정보를 클라우드에 축적해 전통적인 은행권의 정보력을 약화시키고 경쟁을 심화시키는 것이죠. 구글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2016년도에 데이터 센터 투자에만 110억 달러를 지출한 것만 봐도 IT 기업들이 빅데이터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메신저 및 아마존 알렉사(Alexa) 등은 최근 은행권과의 제휴(RBS, Wells Fargo 메신저봇 등)를 통해 금융거래 및 계좌 관련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입니다. 지점 방식으로 운영되는 은행권과 달리 대형 IT 기업은 영업방식에 있어서 높은 유연성, 민첩성 및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입니다.


컨설팅 업체 엑센츄어(Accenture)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비금융사들의 진입에 따른 시장 잠식으로 인해 은행권의 수익이 중장기적으로 3분의 1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실제 영국 주요 은행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200여 명) 중 20% 이상이 ‘전통적인 금융 업종이 아닌 IT 등 타 산업에서 유력한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아마존의 고객 기반, 빅데이터 역량, 자금력 등을 고려하면 아마존은 은행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입니다. 아마존의 시장가치는 7000억 불 이상으로, 이는 미국 Top 2 은행 JP 모건과 BOA(뱅크 오브 아메리카, Bank of America)를 합한 시장 가치를 초과합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변한 아마존과 운송 사업자와의 최근 관계를 보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최근 아마존이 배송 사업 확대를 표명하면서 UPS, 페덱스(Fedex) 등 기존 협력 관계였던 운송 사업자와의 관계도 급변했습니다.


앞으로 은행권은 새로운 경쟁 환경을 인지하고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 l 김지혜 l 전자신문 금융 IT 전문기자 (저서: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출처: http://blog.lgcns.com/1744 [Creative and Smart!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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