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테크자문단 "가상통화, 변동성 높아 화폐 역할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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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2-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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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태크자문단 1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 해당하는 빅데이터, 블록체인 및 가상통화의 동향과 전망 등에 대해 논의한다. 2017.12.0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디지털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구성한 테크자문단에서 가상통화는 변동성이 높아 화폐 역할이 어렵고, 가치가 폭락하면서 조정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테크자문단 참여 전문가 중 한 명인 홍기훈 홍익대 교수는 지난 7일 열린 자문단 제1차 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홍 교수는 가상통화의 화폐 역할 전망에 대해 "현재의 상황만을 놓고 보면 매우 부정적"이라며 "화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많아야 하고, 높은 변동성이 비트코인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어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 이용자가 증가했지만 동시에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화폐 역할 수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가상통화는 암호화폐, 암호자산 등 여러 호칭이 있는데 이미 호칭부터 가상통화의 특성을 왜곡하고 있다"며 "가상통화 시장가치가 올라가는 것과 가상통화의 사회적 가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현재 국내 자본시장에는 고위험 고수익 자산이 부족하다"며 "시중의 여유자금이 유동성을 유지한 채 적절한 투자처를 찾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통화는 이런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킨다"며 "상식을 뛰어넘는 위험수준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하고,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위험에 대한 측면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가상통화는 내재가치가 없기 때문에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장가치가 결정된다. 가격은 당연히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다"며 "또 국내 거래량은 세계 거래량의 10~20%를 차지하기 때문에 국내 수요공급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가상통화의 버블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모든 버블은 사후에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튤립버블, 남해회사버블, 미시시피버블, 닷컴버블 등을 보면 가상통화 시장 또한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급격한 가치 상승 이후 조정과정은 언제나 있었다"며 "버블이건 버블이 아니건 가상통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조정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것은 경험적으로,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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