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화질을 강조한 특별한 이유...'120Hz의 매직' 애플 아이패드 10.5 써보니

  •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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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8.06 10:09

    “레티나(RETINA) 디스플레이, 적어도 지구에서는 최고의 디스플레이.”

    최근 애플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귀다. 글귀 바로 아래에는 애플의 플래그십(기업의 기술력을 집약한 프리미엄 제품)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10.5(인치)’의 사진이 있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10.5의 모습 /박성우 기자
    애플 아이패드 프로 10.5의 모습 /박성우 기자
    아이패드 프로 10.5는 지난 6월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애플 개발자회의(WWDC)에서 처음 공개된 태블릿PC다. 각각 화면 크기가 9.7인치, 12.9인치인 아이패드9.7과 아이패드12.9에 화면 크기가 10.5인 제품이 추가된 것이다.

    그동안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9.7인치는 너무 작고 12.9인치는 너무 크다며 고민해왔다. 최근 일주일 동안 이아패드10.5인치를 써보니, 누구의 입맛에도 맞춘 합리적인 제품이었다. 그런데, 애플은 왜 화면 크기가 아닌 디스플레이를 최고의 장점으로 내세웠을까.

    ◆ 120Hz의 매직...선명하고 잔상 사라져

    아이패드 프로 10.5의 가장 큰 경쟁력은 ‘120Hz(헤르츠)의 매직'이다. Hz는 1초에 한 번의 진동이나 1회의 사이클(cycle)을 의미한다. 특히 Hz는 디스플레이의 주사율(화면 재생빈도)을 표현하는 단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120Hz는 1초당 120장의 화면을 표시한다. 기존 아이패드 프로의 주사율은 60Hz였다. 하지만 새롭게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 10.5는 주사율이 2배 늘어난 120Hz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령, 이미지 600장으로 만든 애니메이션과 1200장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중 표현력이 뛰어난 애니메이션은 후자일 것이다. 특히 깜박임 공백이 적은 1200장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 눈의 피로를 줄여 준다. TV 제조사들이 120Hz, 240Hz TV를 내놓으며 잔상을 없는 화면을 구현하려고 노력해 왔던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이패드 프로 10.5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모습 /박성우 기자
    아이패드 프로 10.5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모습 /박성우 기자
    아이패드 프로 10.5는 화면을 손가락으로 넘길 때 시원하고 반응이 빨랐다. 기존 제품의 경우 순간적으로 화면이 깨지거나 잔상이 보였던 것과 달랐다. 애플 펜슬의 반응 속도와 정확성도 좋아졌다. 주사율이 높아지면서 실제 연필을 쓰는 것처럼 잔상과 지연 없이 선이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들었다. 초당 120번 이미지를 표시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소모가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런 단점을 보강하기 위해 ‘가변 주사율'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화면을 인식해 사용하지 않거나 화면에 변화가 적을 때는 주사율을 낮추고 게임 등 화면 변화가 많을 때는 주사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아이패드 프로 10.5는 최대 1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60Hz와 120Hz일때의 애플펜슬 반응 차이. 120Hz(오른쪽)이 즉각적으로 반응해 선이 그려지는 반면, 60Hz의 경우 지연이 있어 선이 그려지지 않았다.
    60Hz와 120Hz일때의 애플펜슬 반응 차이. 120Hz(오른쪽)이 즉각적으로 반응해 선이 그려지는 반면, 60Hz의 경우 지연이 있어 선이 그려지지 않았다.
    아이패드 프로10.5는 기존 9.7인치 모델보다 베젤을 40% 줄이고 디스플레이는 20% 더 커졌다. 디스플레이는 2224X1668 화소를 자랑하며, 저반사 코팅으로 눈의 피로를 줄였다. 디스플레이 비율은 서류나 전자책을 읽기 편한 4:3 비율이다. 특히 트루 톤(True Tone) 기술이 적용돼 주변 조명에 따라 화이트 밸런스를 자동 조정해서, 훨씬 자연스러운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 아이패드 프로 10.5+iOS11=노트북...완벽한 조합의 걸림돌은 가격

    아이패드 프로 10.5는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도 보유하고 있다. 64비트 A10X 퓨전 CPU를 탑재한 10.5인치 모델은 A9X칩보다 최대 30% 빨라졌다. 그래픽 처리 속도 역시 40% 더 빠르다.

    아이패드 프로는 카메라 성능도 강화했다. 아이폰7과 동일하게 흔들림 방지를 갖춘 12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와 7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또 4개 서라운드 스피커를 탑재해 영화를 볼 때 몰입할 수 있었다.

    아이패드 프로 10.5는 아이폰7과 같은 12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장착했다. /박성우 기자
    아이패드 프로 10.5는 아이폰7과 같은 12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장착했다. /박성우 기자
    아이패드 프로에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iOS11을 설치해 봤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iOS11을 아이패드 프로에 설치하면 맥 컴퓨터에서 보던 '독(Dock)' 바가 나타난다. 새 iOS 운영체제는 자주 사용하는 앱을 독에 넣어 사용할 수 있고, 독을 활용해 멀티태스킹을 쉽게 할 수 있다.

    iOS11이 아이패드와 만나면 '드래그 앤 드롭' 기능도 활성화 된다. iOS11의 드래그 앤 드롭은 단순 텍스트 복사가 아닌 복수의 이미, 파일까지 활용할 수 있다.

    새 운영체제에서는 윈도의 ‘탐색기'와 비슷한 '파일'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파일은 마치 컴퓨터 상에서 여러가지 파일을 정리하듯 파일을 옮기고 삭제하는 등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 아이클라우드,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등 클라우드 저장 공간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연동도 된다.

    iOS11에서는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직접 메모를 하거나 화면 스크린샷에 메모한 것을 PDF파일로 출력할 수도 있었다. 또 종이 메모를 카메라를 이용해 스캐너처럼 사용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아이패드 프로 10.5에 맞춰 새롭게 출시된 가죽 케이스. 애플펜슬도 수납할 수 있다. /박성우 기자
    아이패드 프로 10.5에 맞춰 새롭게 출시된 가죽 케이스. 애플펜슬도 수납할 수 있다. /박성우 기자
    아이패드 프로 10.5의 아쉬운 점은 가격이다. 아이패드 프로 10.5의 가격은 용량, 셀룰러 탑재여부 등 제품 구성에 따라 79만9000원~132만9000원에 이른다. 아이패드 프로를 완벽히 사용하기 위해 악세서리인 스마트 키보드(19만9000원)와 애플 펜슬(12만9000원)까지 구매하면 부담은 더 늘어난다. 소비자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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