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되 소유하지 않는다” 中 ‘무소유 공유경제’ 활짝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과 모바일 결제가 결합한 중국의 공유 경제 비즈니스는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추구하는 중국인들의 소비 패턴 및 생활 습관을 바꾸고 있다.

일반택시를 대체한 공유 차량 서비스는 이미 대중화된 서비스로 자리잡았고, 공유 자전거는 작년 중국인의 자전거 사용 습관을 빠르게 변화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각종 공유 서비스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뜨거운 분야는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다. 이 분야 기업들의 투자 유치 소식이 지난 두 달 사이에 10건 이상, 투자 총액이 12억위안(약 2,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 공유자전거 서비스 (왼쪽 위부터) 모바이크, 오포, 블루고고, 샤오밍단처

공유 경제(Sharing Economy)와 유니콘 기업

공유 경제는 아파트, 책, 장난감 등 부동산이나 물건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여 사용하여 유휴자원의 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하며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와 스타기업을 생성하였는데, IT 서비스를 근간으로 교통, 숙박, 지식 등의 공유 플랫폼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공유 경제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확산되었다. 공유 경제 유망 기업들에 대한 대규모 벤처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무려 수백억달러에 이른다. CB 인사이츠에서 게시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 상위 10개 중 4개가 차량, 숙박, 오피스 등을 공유하는 공유 경제 비즈니스 기업으로, 이들 기업가치의 총액은 무려 1,642억달러(한화 약 184조원)에 육박한다.

무엇이든 다 공유한다, 공유 제국 중국

중국의 공유 경제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차량, 숙박, 사무실 등의 고가 소비부터 자전거, 배터리, 우산 등 저가 일상소비까지 다양한 공유 서비스가 존재한다. 공유 경제는 절약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하는 중국인들의 소비 기조와 부합하고, 중국의 IT 인프라는 공유 서비스를 더욱 더 손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공유 경제는 경제 성장이 둔화된 중국에 새로운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사회 자원 이용 효율을 높이고 국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공유 경제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 공유 경제를 대표하는 핵심 영역은 공유 교통(자동차, 자전거 등) 분야이다. 공유 교통 서비스는 기존 대중교통 또는 대여 서비스보다 편리한 시스템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모바일 GPS 시스템을 탑재하여 근처 운송수단을 빠르게 검색할 수 있게 하였고, QR코드를 통한 서비스 접근 방식은 탑승과 결제를 더 쉽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모바일 결제를 위해 본인 인증을 거침으로써 분실과 고장에 대한 대비가 가능해졌다.

중국의 공유 경제 기업들이 급속 성장함에 따라 업계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규모 인수 합병 체결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2년에 설립된 공유 차량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알리바바, 텐센트, 애플 등의 투자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우버 차이나를 인수하며 중국 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모바이크(摩拜), 오포(ofo)등의 공유 자전거 서비스는 공유 차량 서비스보다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2015년 오포가 설립된 이후 2년 만에 약 20여개가 넘는 공유 자전거 업체들이 생기고, 중국 50개 도시에 약 300만대의 공유 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다. 디디추싱이라는 공유 경제 성공 모델을 또다시 기대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공유 자전거 서비스 투자에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공유 모델 –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

공유 차량, 공유 자전거에 이어 무수히 많은 공유 서비스들이 생겨났지만, 또다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서비스가 있다. 8억명 이상의 중국 스마트폰 유저를 대상으로 언제 어디서든 쉽게 충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앞선 성공사례를 주시한 많은 투자자들은 더 과감해졌고, 더 빨라졌다. 공유 보조배터리는 공유 자전거보다 잠재적 사용자 및 사용횟수가 훨씬 많고, 상대적으로 원가가 저렴하여 수익성이 낫다고 평가받으며 짧은 시간 안에 대규모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와 사용 맥락을 같이 한다.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검색하고 QR코드로 접근하고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으로 간편하게 결제한다. 보조배터리를 대여한 곳과 반납하는 곳이 달라도 상관없다. 충전 비용은 서비스마다 다르지만 보증금 100위안, 시간당 1위안 정도로 저렴하고 보증금 환불 역시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 패턴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 사용에 큰 어려움 없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는 2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카페, 식당 등의 테이블에 거치된 충전기에 직접 충전할 수 있는 테이블 거치식이고, 다른 하나는 쇼핑몰, 지하철역 등의 공공 장소에 비치된 자판기에서 보조배터리를 대여해서 사용 후 반납하는 자판기 대여식이다. 테이블 거치식 모델로는 2016년 12월에 설립된 샤오뎬(小电)이라는 업체의 규모가 가장 크다. 6개월 만에 1만개 이상의 점포와 가맹을 맺었으며 현재까지 유사 서비스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자금(4.5억 위안, 한화 약 730억 이상)을 유치하였다. 자판기 대여식 모델로는 지에뎬(街电), 라이뎬(来电) 등이 있다. 지에뎬의 경우 레스토랑, 카페, 극장 등에 거치된 자판기에서 충전기가 포함된 보조배터리를 직접 대여해주고 있다. 크기가 크지 않아 좁은 장소에도 유동적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라이뎬은 좀 더 공개된 장소인 쇼핑몰, 지하철역 등의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자본 시장의 급격한 관심 – 공유 보조배터리 투자 현황

중국 투자계(投资界)에 따르면, 중국에는 현재 12개 이상의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가 있으며, 40여개의 투자기관으로부터 12억위안(약 2,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한다. 이 중 대부분의 투자가 올해 3월 31일 이후 진행되었으며, 10개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였다. 약 두달 사이에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공유 보조배터리 기업들에게로 들어간 셈이다. 이는 2015년, 2016년 공유 자전거 투자의 5배 속도로 추정된다.

이렇게 빠르게 공유 보조배터리 기업들이 초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디디추싱 등의 선례로 인해 공유 경제 서비스로부터 많은 이익 실현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유 경제 시장에 투자가 이루어지는 형태는 이미 패턴화되어버렸는데, 진사장창업투자(道生投资金沙江创投)라는 엔젤투자자가 업계에 진입하면, 뒤따라 텐센트, 알리바바, IDG 캐피탈, 세콰이어 캐피탈 등이 뒤따라 투자하는 형태이다.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 역시 이와 유사한 투자 패턴을 보이며, 거대 자본의 영향을 받아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아직 유휴 자본이 많은 중국 자본 시장에서 디디추싱, 모바이크, 오포 등의 투자 기회를 놓친 투자사들 역시 공유 보조배터리 기업에 집중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였다. VC 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자사 서비스와 연계하여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공유 보조배터리 기업에 대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공유 경제 서비스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오프라인 시장에서 새로운 사용자를 유입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그리고 공유 보조배터리

중국 자본의 거대한 두손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공유 보조배터리 시장에 손을 뻗쳤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그동안 자사의 페이먼트 점유율(알리바바 알리페이(支付宝), 텐센트 위챗페이(微信支付))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하기 위하여 거래 횟수가 많은 공유 경제 영역에 눈독을 들여왔다. 디디추싱, 모바이크 등의 배후에도 이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존재한다. 텐센트, 알리바바의 투자를 이끌어낸 기업은 해당 서비스에서의 지배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공유 보조배터리 기업 중 샤오덴(小电)은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라이뎬(来电)은 알리바바 산하 앤트파이낸셜과 함께 신용 보증에 관련된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의 문제점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는 표면적으로는 단기간에 투자를 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의 집중적인 자본 투입으로 인해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는 보조배터리를 빌려주는 단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가의 대여료, 보증금 이외에 추가적인 수익 창출 가능성이 낮다. 사용자가 밀집한 곳에 노출이 필요하지만, 그런 곳은 임대료가 비싸고 수익 배분률이 높아 임대 장소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 경제 서비스를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유사기업들에게 중복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수요에 의해 성장해 나가는 것이 아닌 단기간 자본에 의해 형성된 공유 보조배터리 시장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보조배터리의 제품 퀄리티나 보안 문제 역시 제기되고 있다. 공유 보조배터리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일반 보조배터리와 크게 다를바 없는 품질이며, 무선 충전 기술 역시 상용화되어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 보조배터리의 효용가치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운반형 보조배터리의 경우 내부 데이터, 개인 정보 보안에 취약할 수 있어 불법 정보 수집 및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다.

공유 보조배터리 시장,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까

작년 중국을 휩쓴 공유 자전거 서비스의 경우, 전통적으로 자전거 사용이 익숙한 중국인들에게 사용의 편리함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였다. 뒤이어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는 더 단기간 자본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려하게 데뷔하며, 서비스 역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공유 자전거와는 다르게 수요보다 공급이 우선하여 형성된 이 산업의 미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공유배터리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아직은 반반인 상황에서, 과연 이 서비스가 공유 경제 서비스의 성공 흐름을 이어받아, 넥스트 유니콘이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