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무료로 들으세요? 또다시 ‘공짜 음악’ 논란
    • 입력2014.10.10 (14:47)
    • 수정2014.10.10 (18:08)
  • 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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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삼성전자가 디지털 음악 서비스 '밀크'를 내놓으면서, 공짜 음악 서비스 논란이 가열화하고 있다. 삼성이 음원 서비스업체 소리바다와 제휴해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자, 일부 음원 서비스 업체도 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등 저작권 신탁단체는 한때 논란이 됐던 공짜 음악 서비스가 다시 부활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 삼성이 꺼내 든 카드, 공짜 음악?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휴대전화 '갤럭시4' 출시를 하면서, 밀크 서비스를 동시에 내놨다. 이 서비스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먼저 선보였던 것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반영된 서비스로 일각에서는 해석한다.



      밀크의 핵심은 무료 서비스라는 점이다. 현재 멜론이나 지니, 벅스, 엠넷, 네이버 뮤직 등 기존 음원 서비스업체들은 매달 6000~1만6000원 정도의 사용료를 받고 있다. 밀크에서는 소리바다가 제공하는 음원 360만 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다만 기존 서비스업체와 다르게, 자신이 음악을 선택해 듣거나 내려받기(다운로드)를 할 수 없고, 라디오처럼 추천된 음악만 듣는 방식이다. 가령 '서태지'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서태지 음악 이외에 비슷한 장르나 가수의 음악이 재생되는 방식이다.

      지난달 24일 국내 출시된 밀크는 오늘 기준 다운로드(내려받기) 횟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 밀크 서비스에 대해선, 사용자 평가가 엇갈린다. 무료 서비스라는 점에서 크게 환영하는 사용자도 있다. 또 음원 서비스 가격 담합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기존 음원 서비스 업체에 대한 경종의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갤럭시 기종의 휴대전화에서만 들을 수 있고, 음악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또 음원을 직접 내려받을 수 없고, 키워드 검색을 통한 음원 서비스가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음악=공짜' 우려 커져

      삼성전자가 밀크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일부 업체도 무료를 내세운 서비스를 검토하고 나섰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SK텔레콤과 손잡고, 특정 요금제에 가입하면 멜론 상품을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KT와 자회사인 KT뮤직(지니, 올레뮤직), 엠넷, 벅스 등 기존 업체들도 관련 서비스를 출시해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관련업계에서 가장 우려스러워 하는 건 '음원은 공짜'라는 잘못된 인식이 또한번 팽배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때 소리바다나 냅스터 등을 통한 무료 음악 내려받기가 성행하면서, '음악=공짜'라는 인식이 강했다. 돈을 주고 음악을 들으면, 소위 '호갱(호구+고객)'으로 불릴 정도였다.



      밀크 서비스가 나온 직후 음저협은 밀크와 음원 공급 계약을 맺은 소리바다에 '음악저작물 사용계약 해지 예고 통보서'를 보냈다. 무료 서비스는 엄연한 계약 위반이고 저작권자의 권익 훼손 및 합법적인 음악 시장의 근간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음저협은 현재 국내 음악의 90% 이상 저작권 관리를 맡고 있다.

      음저협은 "밀크뮤직이 지난 8월 협회와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유료로 하기로 사용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밀크뮤직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상황은 엄연한 계약 위배"라고 주장했다.

      음저협은 오늘(10일)까지 관련 사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계약 전부를 해지하고 음악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밀크 음원 서비스를 위해 소리바다와 계약을 한 것이고, 이는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급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밀크를 내놓으면서 '무료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케팅을 했고, 이는 '음악=무료'라는 인식을 심어 콘텐츠 생태계 파괴의 단초를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소리바다가 음저협과 음원을 유료로 서비스하기로 계약을 했는데, 무료로 서비스되는 점도 문제가 됐다.

      논란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측도 유료화 방향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협상을 통해 결정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한국보다 앞서 서비스한 미국에서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와 유료인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재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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