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울게하는 간장게장 시 (안도현 - 스며드는 것) 독서 / 생각

2014/08/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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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JTBC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에서 홍은희씨를 울린 시를 아시나요?

 

사실 전 이번 8월 전국마케팅캠프에서 이 시를 처음알게 되었는데요. 모성애가 담긴 시인데.. 무척슬프죠

 

이 시를 알려줬던 강사님은 이 이후로 간장게장을 못먹었다는 말을 했는데요.

 

간장게장은 살아있는 게에 통째로 간장을 부어 만든다는 것을 제반지식으로 한번 읽어보세요~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리렸으리리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을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무척 슬프고 인상적인 시죠. 시인은 스스로 간장게장이 되는 꽃게와 자신을 일치화 시켰어요.

 

이제는 입장바꿔 남을 생각하는 시대를 넘어 누군가와 내가 일치화가 된다는 시인들의 자세를 배워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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