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파이어폰’, 특수 카메라로 3D 구현해내

Ted S. Warren / AP Photo
아마존의 첫 스마트폰 ‘파이어폰’에 탑재된 ‘파이어플라이’ 기능

18일(현지 시각), 제프 베조스 CEO는 아마존의 첫 스마트폰 ‘파이어폰’을 공개하면서 아마존이 더 앞선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다양한 신기술이 파이어폰에 탑재됐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기술 혁신은 기존 기술인 ‘카메라’를 새로운 용도로 활용한 점이다. 파이어폰의 카메라는 사진 촬영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사용자의 동작에 따라 폰이 반응토록 하는 센서 기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기능들을 통해 파이어폰이 최첨단 폰처럼 느껴지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생긴다.

필자는 7월 25일부터 출하되는 파이어폰을 시험적으로 사용할 기회를 얻었다. 2년 약정 계약의 199달러짜리 파이어폰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을까? 다른 많은 고급 안드로이드폰과 견줄만 하긴 하지만, 강력하게 통합된 아마존 서비스를 신봉하는 기존 단골 고객들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으로 보였다.

스크린 사이즈는 4.7인치로 적당해 보이고 4인치짜리 아이폰보다 더 유용한 듯 하다. 전,후면에는 강화유리가 탑재돼 삼성 갤럭시폰보다 플라스틱한 느낌이 덜 하면서 손에 쥐면 견고한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아이폰보다 무겁게 느껴진다는 점이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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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폰’

‘플랫(평평한) 케이블’이 달린 이어버드도 마음에 들었다. 이어버드에는 자석이 달려있어서 착 달라붙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어도 뒤엉키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센서를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경쟁 제품에 이미 탑재된 지문 인식 및 심장 박동 측정 같은 기능도 없다. 업체들 사이에서 센서 선점 경쟁이 벌어지면서 유용성이 낮아 보이는 기능들이 기기에 추가되고 있다.

센서 대신 아마존은 카메라 관련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두고 ‘다이내믹 퍼스펙티브(dynamic perspective)’라는 현란한 신기능을 더했다. 4개의 특수 카메라를 기기 전면에 부착해 일종의 3D 효과를 구현한 것. 기기가 켜져 있을 경우, 폰 카메라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바로, 머리 움직임 감지 기능을 통해 화면상의 이미지도 사용자를 따라 움직이는 것.

이 기능은 아이폰의 ‘패럴렉스’와 비슷해 보였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갔다(parallax: 아이폰 홈화면에서 페이지를 넘길때 배경화면도 같이 스크롤이 되는 기능). 파이어폰의 잠금화면 이미지는 마치 사용자 자신의 3D 영화처럼 움직였다. 홈 스크린상의 대형 앱 아이콘들이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여 마치 사용자를 줄곧 따라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이내믹 퍼스팩티브가 앱과 게임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이 파악된다면 이 기능의 진가가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필자가 몇 번 시험해 봤을 때 그럴싸해 보이긴 했지만 꼭 필요한 기능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 기능을 통해 손을 대지 않고도 눈으로 화면 스크롤을 움직여 전자책을 읽고, 지도상에서 인식된 지점 주변을 살피거나, 추가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이내믹 퍼스펙티브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잠시 테스트해봤을 때 어지럼증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글자들이 흐릿해지기는 했다.

사용자의 머리를 사용해 기기에 지시를 내리는 방법을 배워햐 하는 경우도 있다. 고개를 약간 돌리면 아마존의 맞춤식 지도 앱에 대한 옐프 리뷰를 살펴볼 수 있다. (*Yelp: 미국 지역 생활정보 검색 사이트) 또 고개를 많이 돌려 다른 옵션이 포함된 화면이 나타나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여러 번 만지작거리는 대신 여러 번 고개를 돌려야 할지도 모른다. 거리에서 걷거나 전철에 탑승해 이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지 이상할 지 시험해 보는 것도 흥미진진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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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폰을 시연해 보이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또 다른 신기술은 후방 카메라의 사용 방식이다. 기기 측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파이어 플라이’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앱을 통해 사물을 촬영하면 해당 사물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장바구니에 담겨 추후에 구매가 가능하다. 카메라를 통해 많은 다양한 사물 및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 서적, 앨범, TV 프로그램, 심지어 전신주에 붙어있는 광고판의 전화번호와 웹 주소도 인식이 가능하다.

파이어플라이가 파이어폰의 가장 혁신적인 기능일 수도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QR코드 스캔이 번거로울 정도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아마존이 구글보다 더 앞선 시각 검색 기술을 개발했을 수도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파이어플라이와 여타 많은 기능들은 기존 아마존 고객들을 자사 매장과 제품으로 더 유인하려는 아마존의 행보로 비춰진다. 사물을 파이어플라이 장바구니에 추가한 후에  클릭 한 번이면 아마존 온라인 마켓으로 이동한다.

파이어폰을 사용하다 보면 다른 유용한 기능들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파이어폰에 탑재된 기능 중 파이어플라이가 신규 사용자들에게 가장 유용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이라고 한다면, 일부 아마존 고객을 끌어들일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수백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다수는 충성도가 매우 높은 단골 고객들이다. 그러나 파이어폰이 모두가 탐낼 만한 스마트폰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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