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病 모르는 '아이언맨'

조선일보 | 이영완 기자 | 입력 2014.06.18 03:19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잠수사들은 바닷속의 엄청난 압력을 견디며 실종자를 찾느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자칫 잠수병에 걸릴 수도 있어 작업 시간이 길어야 20~30분에 그친다. 이런 잠수사들의 고충을 해결해줄 잠수복이 외국에서 개발됐다.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가 이달 초 해저 보물선 탐사를 위한 첫 수중 시험에 성공한 로봇 잠수복 '엑소수트(Exosuit)'다.

엑소수트는 선박에 연결된 케이블을 통해 동력과 산소를 공급받으며 수심 300m에서 최대 50시간까지 머물 수 있다. 회전형 관절 덕분에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다. 배낭에 별도의 추진기도 있다.

특히 엑소수트는 잠수병 우려가 없다. 바닷속으로 10m를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높아진다. 잠수사가 급하게 수면으로 올라오면 갑자기 체내 압력이 낮아져 질식이나 하반신 마비 같은 잠수병을 부른다. 엑소수트 내부는 잠수정이나 해수면과 비슷하게 늘 1기압을 유지한다. '입는 잠수정'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상시 수백m 깊은 바닷속에서 2~3분 만에 수면으로 올라와도 잠수병의 우려가 없다.

엑소수트는 2012년 캐나다의 뉘트코 리서치사가 개발해 150만달러에 미국 토목 회사에 팔았다. 우즈홀 연구소는 엑소수트를 임대해 오는 9월 그리스 에게해 해저 120m에 가라앉은 로마 난파선을 탐사할 계획이다. 우즈홀 연구소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로 불리는 그리스 시대의 천문 계산기 '안티키테라 기계' 등 다양한 보물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