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교평화선언 왜 유보됐나
지난 8월 도법 스님이 종교평화선언 초안을 설명하고 있다.
조계종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종교평화선언’이 종정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조계종 ‘자성과 쇄신 결사 추진본부’ (본부장·도법 스님)는 오는 29일 서울 조계사마당에서 이웃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종교평화선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계종 최고 어른인 종정 법전 스님이 충분한 여론수렴과정을 거칠 것을 주문함에 따라 발표가 전격 연기됐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25일 “종정 스님이 종교평화선언의 취지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했다”면서 “그러나 더 널리 의견을 구하고 발표 시기도 검토할 것을 당부함에 따라 종정 스님의 뜻을 최대한 받들어 29일로 예정된 발표식 행사를 부득이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가 지난 8월 마련한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 - 21세기 아쇼카 선언’ 초안은 ‘나만의 진리를 고집하지 않으며 불교에만 진리가 있다고 주장하지 않고, 이웃종교에도 진리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돼 있어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반해 ‘전법(불교의 진리를 전하는 것)이 개종을 목적으로 하지않는다’는 표현 등을 놓고 종교평화선언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세계에서 대표적인 다종교국가로서 이명박 정부 들어 종교간 갈등 수위가 높아가고 있던 때여서 불교계의 종교평화선언이 화해와 상생을 이끄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란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그런데 종정에 의해 제동이 걸리자 종단 안팎에선 해인사에 주석 중인 종정 스님의 최측근들의 의견이 반영된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 2001년 도법 스님이 이끌던 실상사쪽이 해인사 청동대불 조성에 반대할 당시 해인사 스님들 30여명이 실상사로 몰려가 난동을 부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종정 예경실장인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은 “공적인 소임자가 이미 오래전에 잊혀진 일을 마음에 두고 일을 처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종정 스님께서 종교평화선언의 완성을 위해 좀 더 대중의 공의를 모아 내년에 새로 추대될 후임 종정께서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교시를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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