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동의보감] 환절기와 알레르기성 비염

차가운 음료·에어컨 악영향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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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23 19: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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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코가 간질간질하기 시작한다. 또 시작이다. 아니나 다를까 연속적인 재채기에 이어 콧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한다. 옆에 수북이 쌓이는 휴지….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에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주증상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눈과 코의 가려움 등이 있다. 코감기와 비슷하지만, 코감기는 가려움이 빨리 없어지고 콧물이 점차 짙어져 농성으로 변하는 점에서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이에 반해 알레르기성 비염은 감기의 초기 증세와 비슷하나 오한, 발열, 가래가 없으면서도 주로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눈, 코의 가려움을 동반한다. 또 알레르기성 비염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에어컨 바람 등 찬 공기를 쐬면 재채기를 많이 하며 콧물이 많이 나오고 코막힘 증세도 같이 나타난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은 자연계에서 항상 존재하는 것이고, 대부분 사람은 이와 같은 물질에 반응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에 자기만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외부 환경의 문제이기 전에 자기 내부 문제인 면역력의 이상으로 볼 수 있다. 임상에서 보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중 수면 부족, 과로, 컨디션 저하 등이 발생할 때 비염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런 현상도 몸 내부의 면역력, 몸의 원기 부족과 연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코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몸 전체의 건강 상태, 오장육부와 관련지어 본다. 동의보감 외형편의 비문(鼻門)을 보면 '비구'라는 말이 있다. 이 비구에 대해 동의보감에서는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러내리는 것이며, 이는 폐가 차기 때문에 생긴다고 했다. 여기서 '폐가 차다'는 것은 단순히 해부학적 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오장육부에서 폐의 기운이 차다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재발을 막고 근본적인 치료를 하려면 코 증상의 치료뿐만 아니라 체질 개선과 폐 등 체내 기운의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

치료는 한약 복용을 위주로 하면서 침구 치료, 훈증요법, 외용제 요법 등을 병행할 수 있다. 한약은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의 코 증상을 개선하고 몸의 기운을 보강해 준다.

침 치료는 영향(迎香), 합곡, 족삼리 등 코와 관련된 경혈들을 이용해 코의 기운을 소통시키며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같은 증상을 개선한다. '영향(迎香)'은 콧망울 바깥쪽에 있는 경혈인데, 침 치료에 많이 쓰이며 코 질환에 맛사지할 수 있는 경혈로도 많이 쓰인다. 뜸 치료는 코와 관련된 경혈들에 뜸을 이용해 해당 경혈에 따뜻한 기운을 보강해서 코쪽 기운을 따뜻하게 하며 코 내부의 기혈 순환을 돕는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치료와 더불어 평소 생활관리가 중요하다. 차가운 음료수, 아이스크림, 에어컨 등은 몸 내부의 따뜻한 기운을 약화시켜 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이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청소할 때는 먼지가 많이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카페트와 이부자리는 항상 청결히 하는 것이 좋다.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도록 하며 온도 변화를 자주 겪지 않도록 주의한다.

박인범 고운선형한의원 동래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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