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다시 일하고 싶다"… 대한민국 미시의 열정

경력단절 여성 직장복귀
CJ리턴십 150명 모집에 2530명 몰려 관심 폭발
영어·스페인어 능통자서 수의사·변호사까지 지원
입력시간 : 2013.07.11 15:38:17
수정시간 : 2013.07.11 17: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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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어 통번역 강사를 하다 남편을 따라 중국으로 이주하면서 6년간 전업주부로 살아온 이승민(가명ㆍ34)씨. 올 초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쳐 올랐다. "육아 때문에 일에 대한 욕구를 눌러왔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고서는 다시 사회로 돌아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이씨는 "아이 둘의 엄마로 파트타임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천운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잃었던 꿈을 되찾고 잊고 있던 내
이름을 찾고 싶은' 평균 연령 39세의 기혼여성들이 직장 복귀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드러냈다. CJ그룹은 "지난 8일 밤 CJ리턴십 프로그램 1기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32개 직무 150명 인턴 모집에 총 2,530명이 지원해 평균 1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마지막 사흘 동안은 1,000여개의 지원서가 몰리는 등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CJ그룹의 리턴십은 2년 이상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만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이다. 계열사별로 30~40대 여성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대부분 육아와 가사를 함께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시간제(오전10시~오후3시)를 별도로 만들어 배려했다.

CJ 측은 5일 채용설명회를 열면서 당초 400명 정도가 참가할 것으로 보고 준비했다가 지원자가 폭증하자 설명회를 오전과 오후로 나눠야 할 정도로 주부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 보수보다는 잃었던 꿈을 되살리고 잊었던 이름을 찾아오고 싶어하는 열망이 높았다. 10년 넘게 경력이 단절된 강민재(가명ㆍ40)씨는 "아이들에 매달려 사느라 내 이름을 잊은 것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다시 한번 일에 매진해 사회에서 인정받고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리턴십 지원자들의 평균 나이는 39세, 평균 경력단절 기간은 5년 3개월로 집계됐다. 30대(51%)와 40대(36.6%)가 주류를 이뤘고 50대도 꽤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심지어 60세(1954년생) 최고령자도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학력은 초대졸이 86.5%, 고졸 13.5%, 석사 이상이 9.5%를 차지했다. 영어ㆍ중국어는 물론
베트남어스페인어인도네시아어 등 언어능통자들도 다수 지원했으며 약사ㆍ수의사ㆍ변호사 등 전문 자격증 보유자도 나왔다.

가장 경쟁률이 치열한 직무는 CJ올리브영 사무지원(총무), CJ오쇼핑 패션제품
체험 컨설턴트로 200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CJ제일제당의 디자인과 홍보 역시 지원자가 많이 몰린 직무로 꼽혔다.

지원자들이 선호하는 근무형태는 4시간제가 67.7%로 8시간 풀타임제(32.3%)보다 2배가량 높았다. 대부분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들인 만큼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조건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CJ리턴십 인턴 1기는 7월 중
면접을 거쳐 8월 초 합격자를 발표한다. 1기 인턴들의 활동기간은 9~10월 6주간이며 최종 채용자는 10월 중 임원면접을 거쳐 11월 초 결정된다. CJ그룹에 알맞은 일자리가 없을 경우에는 경력상담을 통해 외부 취업연계 등 직장 복귀를 최대한 후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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