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칭 : 신이 부리는 요술>을 읽다.

조금 전 프레시안의 한 기사를 접했다. 내용인 즉슨, 출판 관련자 몇 사람이 모여서 출판 시장에 관해 광범위한 대화를 한 것인데, 이런 기획의 특성상 문제점이나 개선점 같은 걸 소재로 삼는다. 여러 문제를 지적했지만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만들기였다. 듣도 보도 못한 책이 갑자기 베스트셀러가 되어 상위권에 한동안 머무르는 상황은 거의 사재기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들인데, 이 책의 포스팅을 쓰려다보니 이 기사가 떠오르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이유는 단순하다. 최근 몇 년간 정신세계사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책을 올린 기억이 내게 거의 없는 것이 첫번째 이유이고, 이 책의 내용이 요즘 대중들이 좋아할 만큼 획기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김상운은 엠비시 기자라서 얼굴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물이지만, 책의 저자로써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이런 책이 갑작스레 베스트셀러 20위 권내 목록에 오르면, 사실 나는 반갑다.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좋고, 정신세계사에서 출간하는 책들의 성향을 대충 알기 때문에 더더욱 좋다.

 

하지만, 왠지 사재기의 악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 찜찜하다. 의도적으로 베스트 목록에 올렸든 아님 자연적으로 올려진 것이든 나는 이 책이 여러 모로 의미가 있었다. 요즘 세상은 그런 것 같다.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하면서 속고 속이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 아니겠느냐고. 공정사회나 정의의 문제를 이번 정부 들어 계속 얘기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공정하지 못한 면면이 드러나고 정의롭지 못한 행태들이 밝혀지는 것을 보면 차라리 아이러니로 봐야 하는 게 아닐까. 세상의 진실을 모두 알 수는 없더라고 적어도 진실이라고 믿고 행하게 되는 것과 속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행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누군가 '아'라고 말하는 것을 그냥 '아'로 들을 수 있는 공동체는 정녕 만들어지기 어려운 것일까.

 

이야기가 옆으로 많이 샜다. 이 책은 한마디로 양자물리학에 관한 책이다. 양자물리학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이해하려 해도 내 수준에서는 힘들다. 간단한 사전적 설명에 의하면, "양자론의 기초를 이루는 물리학이론의 체계이다. 원자, 분자, 소립자 등의 미시적 대상에 적용되는 역학으로 거시적 현상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고전역학과 상반되는 부분이 많다. 양자역학의 등장으로 물성물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물리학 분야에서 큰 발전이 이루어졌다. [출처] 양자역학 [量子力學, quantum mechanics ] | 네이버 백과사전"

이 책에 의하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미립자는 우주적 존재와 통한다." 이 미립자는 절대영도(영하 273.15도)나 완전 진공상태 같이 완벽한 죽음의 상태에서도 살아있다고 한다. 즉 절대로 죽지 않는 존재들이라는 말이다. 이 미립자들이 양자론의 기초를 이룬다. 왓칭, 신이 부리는 요술은 미립자의 놀라운 실재를 설명한다.

 

저자는 몇 가지로 정리하는데, 우선 마음을 바꿔놓고, 지능과 몸, 그리고 물질까지 바꿔놓는다는 주장이다. 여기까지 말하면 무슨 얘긴가 싶겠지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즉 자신의 몸이라는 제한 조건에서 벗어나 우주적 관점에서 자신을 객관화시키면 자신의 역량이 우주적으로 폭발적으로 변화한다는 주장이다. 마음을 바꿔놓는다는 말은 시각을 나를 벗어나 멀리에서 나를 바라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말이고, 지능의 경우도 뇌의 제한적 기능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밤마다 쏟아지는 우주의 놀라운 생각이 지능까지 좌지우지 하게 된다는 주장이며, 몸 또한 마음/생각을 통해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물질은 가령 그 유명한 물의 놀라운 기능이나, 식물의 인지능력 같은 걸로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이 말하는 내용들은 가령 깨달음을 얻은 성인들이나 할만한 것들이며 보통 사람들에게는 뜬구름 같은 얘기일 수 있다. 저자는 이 모든 것에 최첨단 과학을 근거로 설명한다. 그러니 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돌아서면 정말 그럴까 싶어 또 의구심이 생긴다.

 

또한 양자물리학이라는 정밀한 최첨단 과학적 이론을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하기보다는 각각 유명 혹은 인상적인 주장이나 연구결과들을 주로 짜집기하여 대중적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설득당하기에는 약간 부족해보인다. 그래서 많은 놀라운 이야기를 읽었는데도 핵심적 이론은 무엇이지? 라는 의문이 남는다.

 

하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이 과학에 근거한 사실이라면, 세상은 정말 서프라이징!이다. 인간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고행 속에서 사는 우리의 조건을 우주로 확대시킨 획기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나의 미립자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나라는 인간의 역사성은 물론이고 우주의 아직 밝혀지지 않는 비밀까지 모두 다 알고 있다는 말인데, 기가 막힌다.

 

저자가 워낙 재미있게 흡사 자기계발서처럼 집필해놨기 때문에, 양자물리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긴 했지만 당장 이걸 공부해보겠다는 결심은 어렵다. 왠지 이 분야로 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일상성과 배치되는 생각과 사고를 요할 것 같고, 심오한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흡사 광기를 가진 천재들이나 몰입했을 세상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면서 기웃거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 같다는 불안감 같은 게 중첩된다. ^^ 그렇다하더라도 간단한 양자물리학 입문서 정도는 읽어볼 필요는 있겠다.

 

정말 놀라운 것은 현대 과학의 수준이다. 과거 동양의 독점 학문이랄 수 있는 기(氣) 철학과 맥이 닿아 있어 보이기 때문.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홀대받던 동양의 기 학문이 서양 태생의 물리학을 만나 점차 증명되고 있는 것 같다. 물리학의 세계는 끝이 어디일까. 우주의 끝이 안 보이듯 물리학 또한 그럴까. 인간은 어디까지 밝혀낼 수 있을까. 그게 정말 가능키나 한 일일까.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우주에 우리와 똑같은 존재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정말 살아가고 있을까.(평행우주)  질문은 끝이 없다.  

 

 

**기억하고 싶은 것들

-키를리안 사진기로 찍은 인간의 에너지장 : 감정과 건강 상태에 따라 에너지장의 형태와 색깔이 변화한다.  

-청소할 때마다 살이 빠져나간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실제로 살이 빠진다.랭거 교수

-감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면 영양분 흡수율이 높아진다. 라딘 박사

-생각의 힘은 거리에 상관없이 대상을 변화시킨다. 해스티드 교수

 

-미립자의 이중슬릿 실험 : 바라보는 데로 움직인다. "미립자는 고체 알갱이야"

   ***인류 과학 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실험 : google 동영상 사이트 -> observer effect 클릭

  "실험자가 미립자를 입자라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입자의 모습이 나타나고 물결로 생각하고 바라보면 물결의 모습이 나타나는 현상을 양자물리학자들은 '관찰자 효과observer effect라고 부른다. 이것이 만물을 창조하는 우주의 가장 핵심적인 원리다. 다시 말해 미립자는 눈에 안 보이는 물결로 우주에 존재하다가 내가 어떤 의도를 품고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돌연 눈에 보이는 현실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양자물리학자 울프 박사는 관찰자 효과를 '신이 부리는 요술God's trick'이라고 부르고, 미립자들이 가득한 우주공간을 '신의 마음Mind of god'이라고 일컫는다."(39쪽)

 

 -내가 바라볼 때마다 만물이 변화하는 건 '신이 부리는 요술'이다. 양자물리학자 울프 박사

-미립자들은 우주의 모든 정보와 지혜, 힘을 갖고 있고 모든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동물이나 식물, 물과 바위 등 어떤 것으로든 현실화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가진 마법의 알갱이들이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하이젠베르크

-미립자들이 이처럼 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양자물리학에서는 '비국지성non-locality'이라고 부른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현상을 '멀리서 일어나는 으스스한 행동spooky action at d distance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43쪽

 

-만물이 모두 지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영적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을 통해 수천년 전부터 꽤 알려져 온 사실이다. 단지 과학이 그걸 입증할 수준에 미치지 못했을 따름이었다. 뒤늦게나마 양자물리학자들은 모든 피조물이 고도의 지능을 가진 미립자들로 만들어졌으며, 사람의 속마음을 척척 읽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두뇌가 없으면 지능도 없다'는 생각도 두뇌를 가진 인간이 빚어낸 어이없는 착각임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46쪽

-기도에 담긴 뜻은 일일이 우주에 기억되고 저장된다. 어디로 가는 게 아니다. 내가 남에게 입히는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내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한 가차없이 언젠가 내게 돌아온다. 만일 내 생전에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세에, 혹은 후손들에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인과응보

 

-프린스턴 대학의 넬슨 교수 등 전세계 41개국의 물리학자 75명은 1997년부터 세계적인 재앙이나 천재지변 추적 : 무작위사건발생장치 설치

 (REG : random event generator) 사건 발생시마다 5:5의 균형을 잃고 치솟음.

 

-몸은 우리의 생각을 읽고 변화한다. 살틴 교수

-시간여행으로 돌연 젊어진 노인들 : 20년 전과 동일한 생활방식 세팅. 영국 BBC 실험 <the young ones> 증명.

-머릿속을 어떤 이미지로 채우느냐에 따라 몸도 그렇게 반응.

-특히 3인칭 관찰자 입장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중요.

 

-평행우주는 반드시 존재한다. 카쿠 교수. 스티븐 호킹 등 물리학자들 동의. 

 "당신이 살고 있는 공간은 여러 나라의 수십개 방송국에서 송출한 수백 가지 전파로 가득하다. 그러나 당신은 그 가운데 단 한 가지만 청취할 수 있다. 나머지 전파들은 그저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다가 채널을 돌리는 순간 현실로 나타난다. 149쪽.  

-물리학자 에버렛 3세는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그 사건이 발생하는 우주가 반드시 존재한다. 각 우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우주만이 유일한 현실이며 다른 우주는 허구라고 믿는다'라고 꼬집었다. 무한한 가능성은 무한한 문제에 대한 모든 해답을 갖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도이치 교수는 '우주에 모든 물음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다'고 말한다. 아인슈타인도 '우주에 완벽한 두뇌가 존재한다고' 누누이 말했다. 두뇌를 활짝 열어젖히고 우주의 모든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 이게 바로 지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비결이다. 153쪽

 

-영혼은 두뇌의 밖에 있다. 관찰자가 나를 남처럼 바라볼 수 있는 것도, 넓게 바라볼수록 지능이 높아지는 것도, 지능이 우주에서 흘러나오는 것도 모두 완벽한 지능을 가진 영혼이 두뇌 밖의 우주에 퍼져 있기때문이다. 238쪽

 

-우리가 자신을 완전히 텅 비우는 순간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천리 밖을 내다보는 능력, 마음으로 질병을 치유하는 능력, 만 리밖에서 마음으로 대화하는 능력, 숨어있던 이 모든 능력이 깨어나게 됩니다. UCLA 생리학 헌트VALERIE HUNT 교수-기 에너지 연구 최고 권위자.

 

-육신과 영혼은 늘 숨바꼭질한다. 육신이 눈을 뜨면 영혼이 잠들고, 영혼이 눈을 뜨면 육신이 잠든다. 그래서 돈과 권력, 명예 등 육신의 욕망에 집착하면 영혼이 눈멀고 영혼의 실체를 깨달으면 그런 욕망에서 저절로 멀어진다. 동시에 두 가지로 바라볼 수 는 없다. 상보성의 원리 때문이다. 인생을 사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무 기적도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모든 게 기적인 것처럼 사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말 속에 진리가 담겨있다. 273쪽

 

-나를 타인처럼 바라보며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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