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FOCUS] 싸이 `젠틀맨` 성공 4계명
기사입력 2013.04.19 15:59:55 | 최종수정 2013.04.19 22: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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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후반 세계는 스페인 남성 듀오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로 들썩였다. 골반을 살짝살짝 흔들면서 머리와 어깨, 허리를 짚어가며 "오~ 마카레나"를 외치는 유희(遊戱)는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그러나 전 세계인의 엉덩이를 움직였던 `로스 델 리오`는 `마카레나` 이후 뚜렷한 히트곡을 내지 못하고 사라졌다.

지난해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팝 시장의 중심에 섰을 때 환호와 기쁨 저변에는 불안함이 옅게 깔려 있었다. 반짝 인기를 끌다 수그러드는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에 대한 걱정이었다.

지난 12일 자정 싸이가 후속곡 `젠틀맨`을 발표하자 이 걱정은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다음날 `젠틀맨`은 20여 개 아이튠스 차트를 휩쓸었고, 뮤직비디오는 4일 만에 조회 수 1억건을 가뿐히 돌파했다. 19일엔 1억6000만건을 넘었다. `젠틀맨`은 지난 17일 빌보드 `핫100` 부문에 12위로 데뷔했으며 다음주엔 10위 안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싸이는 큰 성공 이후 두 번째는 실패한다는 `사퍼모어 징크스`를 뛰어넘었다. `젠틀맨`이 공개된 지 일주일밖에 안 됐지만 초기 파급력만 보면 `강남스타일` 때보다 더 폭발적이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싸이가 이번에 더 큰 태풍을 몰고올 태세다.

노래 한 곡으로 전 세계를 이토록 흥분시키는 싸이의 저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젠틀맨`이 우연적인 대박이 아님을 강조한다. 인터넷 경영의 4대 요소(콘텐츠, 커뮤니티, 커뮤니케이션, 커머스)의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 `젠틀맨`은 정교한 기획과 치밀한 홍보가 빚어낸 성과였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통해 입증된 `화장실 개그`와 클럽음악풍의 리듬은 그대로 차용하되, 섹시 코드와 영어식 표현을 강화하는 식으로 영미권을 겨냥한 콘텐츠(Contents)를 만들었다. 호기심을 일으키는 한국식 개그로 `강남스타일`에 매료된 팬층(Community)을 자극했으며 음원과 안무, 뮤직비디오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면서 대중과 소통(Communication)을 넓혀갔다. 전 세계가 시청하는 `뮤직비디오`에 자신이 광고하는 상품(Commerce)들을 녹여냄으로써 `싸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강남스타일`의 남자가 짓궂은 악동이 돼서 돌아온 게 `젠틀맨`이다. `강남스타일`을 통해 검증된 인기 요소를 정교하게 녹여넣었기 때문에 흥행은 예견된 일이다. 대중이 좋아하는 바를 정확히 읽고 충실하게 재현하는 전략은 궁극적으로 `싸이`라는 캐릭터를 영화 `007`처럼 브랜드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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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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