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를 지키던 후보 선수에서 당당한 태극전사로. 그러나 갑작스레 찾아온 부상의 악령. 제주유나이티드 간판 공격수 조진수(25)의 지난 일 년의 시간은 마치 '한 여름밤의 꿈'과 같았다.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내일이었지만, 해는 또다시 떠오르기 마련이다. 2008시즌을 앞두고 훈련 중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했던 그가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왔다.
불의의 부상 탓에 누구보다 아쉬움도 컸지만,
조진수의 목소리에는 의기소침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비 온 뒤 땅이 더욱 굳어진다고 했던가. 시련을 극복한 그는 더욱 강한 남자로 거듭났다.
"인천과의 개막전에 맞춰 몸 상태를 만들어 왔고, 어느 때보다 기대를 많이 했어요. 예기치 못하게 부상을 당해 정말 아쉬웠어요. 조금은 늦었지만, 이번 주말 성남전에 대비해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다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생각에 설렙니다."
또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선 조진수. K-리그 최고의 '토종 킬러'로 우뚝 서고자 축구화 끈을 굳게 조여매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3골, 3도움에 그치며 대표팀 자격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조진수는 올 시즌 반드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각오다.
"올 시즌 국내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어서 기분이 좋아요. 저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스트라이커임에도 많은 골을 기록하는 선수는 아니에요. 제가 골을 넣는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저를 이용해 다른 선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표팀 탈락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여러모로 부족한 면이 많아요.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마음 아팠어요. 올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뛸 생각이에요."
'포기를 모르는 남자' 조진수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늘의 실패는 내일의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지금 제주에는 조진수의 희망찬 '부활의 찬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