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빚은 지하궁전
(6) 거문오름용암동굴계① -용천동굴·벵뒤굴
2008년 04월 14일 (월) 10:04:18

제주에 분포하는 368개의 기생화산 가운데 하나인 거문오름(400m)은 제주 동북쪽 방향인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자리하고 있다. 이 화산체로부터 흘러나온 용암류가 지형의 경사를 따라 북동쪽 방향으로 해안선까지 도달하면서 여러 개의 동굴들을 만들어냈는데,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이 그것이다.
이 동굴계는 각각의 동굴들이 저마다 길이, 구조, 구성 성분 등에 있어 매우 다양한 특징들을 갖고 있다.
만장굴은 단일 동굴의 길이가 무려 7,416m에 달하고,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은 용암동굴이면서 석회동굴에서 볼 수 있는 생성물들이 나타나 경이적인 경관을 연출하는 매우 드문 사례다.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

세계적인 동굴 전문가들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용천동굴은 지난 2005년 5월 전신주 공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발견됐다.
만장굴 진입로 부근에 위치한 용천동굴은 총길이가 약 2,470m, 최대 폭 15m, 최대 높이 20m로 2006년 천연기념물 제 466호로 지정돼 있다.
동굴 내부에는 용암종유, 용암석순, 용암롤, 동굴산호, 커튼 등과 같은 다양한 탄산염 동굴생성물들이 잘 발달돼 있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보전 가치가 뛰어난 동굴로 꼽힌다. 탄산염 동굴생성물들의 근원은 과거 주변의 바닷가로부터 운반돼 용천동굴의 지표에 쌓여있는 사구층인데, 이 사구층의 탄산칼슘이 빗물에 용해되어 용천동굴의 갈라진 틈을 따라 이 동굴의 내부로 유입된 후 다시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광물인 방해석이 침전되면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석회장식 용암동굴이 만들어 진 것.
특히 바다 가까운 막장에는 길이 약 200m, 수심 6~15m, 폭 7~15m인 맑고 푸른 잔잔한 호수가 있어 더욱 신비롭다. 또 용천동굴 내에는 과거 사람이 출입했음을 보여주는 도기, 숯, 돌탑, 전복껍질, 동물의 뼈, 나무토막 등이 산재해 있어 이들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는 동굴과 인간과의 관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 할 것으로 기대된다.

◆ 18개의 입구를 가진 미로형 동굴

제주시 조천읍 선흘 2리에 위치한 벵뒤굴은 미로형 동굴로 2008년 1월 천연기념물 490호로 지정됐다.
벵뒤굴은 18개의 입구를 가진 미로형 동굴로 제주도내 용암동굴 중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벵뒤굴은 총길이가 약 4,480m, 최대 폭이 20m, 최대 높이 3m 로 동굴이 여러 층을 이루고 있으며 대부분 통로가 좁고 천장이 낮다. 경사가 완만한 지역에서 지표 가까이에 형성된 용암동굴이기 때문에 통로의 발달방향과 형태, 내부구조가 매우 복잡하나 다양한 동굴내의 미지형은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
동굴 내부는 점토와 유기물의 유입이 많고 작은 수로도 형성돼 있어 동굴생물의 서식 환경이 양호하며 곤봉떨띠노래기, 성굴통거미 등 37종의 동굴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문의)자연유산총괄관리부 710-6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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