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밖에 정 옹은 허리에서부터 뒷다리까지 당기고 아파서 온 60대 여자에게는 하반신에 있는 양관·상요·소장
유·종려유·장강·승산·위중·합양·곤륜 등의 혈에 침을 하였다. 특히 엉덩이의 환도 혈에는 20센티가 넘는
장침을 다 꽂아 넣은 후 마치 막힌 통로를 뚫듯이 빠른 손놀림으로 몇 번 반쯤 뺏다가 다시 넣다 하는 식으로
강한 침술을 하였다. 또 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무릎이 아파서 왔다는 69세의 남자에게는 아프다는 무릎을 중심
으로 하여 음시·족삼리·음릉천·풍시·외구·부양·곤륜·행간 등의 혈에 침을 하였다. 또 복부가 남산만 하
고 몸 전체가 심하게 비만한 관계로 체중을 이기지 못하여 다리가 아파 못살겠다는 50대 여자에게는 복부의 중
완·하완·기해·석문·관원·중극 혈에 10~20센티미터의 장침을 꽂은 후, 양쪽 다리의 풍시·음시·하복개·양
독·음독·족삼리·행간 혈에 3센티미터 정도의 깊이로 침을 꽂았다. 이렇게 하면 복부와 다리의 막힌 경락이
뚫려 기혈이 소통됨으로써 복부비만과 하지통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필자는 방 옹과 만나자 마자 두 살 된 아이의 중풍울 고친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여 먼저 물어 보았다. 방
옹은 당시 아이의 딱한 사연을 방송을 통해 알았는데, 간단한 치료방법조차 병원에서 모르고 있는 게 답답해 직
접 찾아 나선 것이라 한다. 아이를 진단해 본 결과 소아중풍이 틀림없어 팔에 있는 곡지·수삼리·내관·합곡·
하도·중도·상도혈에 침을 하여 혈기의 순행을 고르게 한 후, 마지막으로 손바닥의 노궁혈에 침을 하여 기혈을
통하게 하는 순간 아이가 '아야' 하며 팔을 움츠려 뺐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뻣뻣해진 다리의 마비를 풀기 위해
위중·족삼리·음릉천·행간·독비·협계혈에 침을 하고, 마지막으로 용천혈에 침을 하여 기혈을 통하게 하는
순간 역시 아이는 '아야' 하며 다리를 움츠렸다고 한다. 그걸로 아이의 모든 반신불수는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너무도 간단한 시술방법에 미심쩍은 표정을 감추지 못하자, 방 옹은 소아중풍은 전에도 여러 명 치료해본
경험이 있는 어려운 병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병 치료의 근본원리를 알면 그 방법은 극히 단순하다고 한다. 그
러면서 방 옹은 지금 양방병원에서 병에 대해 어려운 설명과 함께 복잡하고도 인위적인 시술방법을 동원하고 있
는데, 그것은 따지고 보면 병 치료의 근본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방 옹이 말하는 모든 병 치료의 근본원리는 평범한 진리 속에 있다. 모든 병은 기혈순환이 막힘으로써 신진
대사가 불순해지고, 그로 인해 체내에 노폐물이 쌓이고 피가 탁해지면서 생긴다는 것. 그리고 병 치료방법은 역
으로 이들을 풀어주어 기혈순환을 순조롭게 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도인법의 주 시행방법은 정적요소와 동적인 요소가 있다. 정적인 요소는 의념법과 호흡법으로 이루어져 있
고, 동적인 요소는 요(搖)·염(捻)·안(按)·마(摩)·신(伸) 등의 행법이 있다. 동적인 요소의 행법은 대체로 경락
과 경혈의 표피점인 피부 자극, 내장기관 요동, 전신의 굴신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또 정적인 요소의 행법은 단
전호흡과 기공술의 형태로 나타난다. 전체적으로는 기혈을 신체 각 부위에 골고루 통하게 하여 심신을 고르게
하기 위함이다. 옛 성현은 이런 도인법을 아는 사람이 가장 유능한 의원이라고 했다. 만약 막힌 곳을 알아서 뚫
어주어 기혈과 마음을 고르게 하면 증세가 좋아질 것이요, 그렇지 않고서는 좋아질 수 없다고 하였다.

방 옹은 올 초에 사무실 이전을 하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심하게 다쳤다. 지금은 자가 단련법으로 많이
회복된 상태이긴 하지만 시술을 하기에는 불편한 상태이다. 따라서 그가 행하는 도인법을 정확히 볼 수 없는 아
쉬움이 있었다. 다만 그가 설명하는 몇 가지 내용을 토대로 그 일면은 엿볼 수는 있었다.
중풍과 소아마비는 먼저 인당·수구·승장혈을 고타법으로 강자극하여 머리에 있는 독맥과 임맥의 기혈을
열어 준다. 그리고 기혈이 머리로 올라가는 중요한 혈인 예풍에 1주일에 2번 부항을 떠 막힌 모세혈관을 소통
시켜 준다. 또 곡지·수삼리·노궁혈을 침이나 유념법으로 자극하고, 마비된 쪽부터 고타법·안찰법·감찰법·지
압법으로 기혈을 풀어준다.

무릎관절염은 환부를 중심으로 안찰과 고타하여 뭉친 기혈을 풀어준다. 그리고 양릉천·학정·독비혈을 침
이나 지압으로 강자극한 후, 다리에 있는 주요 경맥인 비경·위경·간경·담경맥을 안찰법·고타법으로 대응하
여 경혈과 경맥의 순행을 원활케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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