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블록체인 황금기…유튜브 뛰어넘는 유니콘 쏟아질것

제20회 세계지식포럼 9월 25~27일 장충아레나·신라호텔

스티브 첸 유튜브 공동창업자

유튜브 대박 성공 비결은
콘텐츠 개방과 접근 편의성

잠재력 막강한 韓스타트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 집중을

韓기업 중 `젠지e스포츠` 주목

  • 오찬종 기자
  • 입력 : 2019.07.09 17:18:45   수정 : 2019.07.09 17: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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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회 세계지식포럼 ◆


"5G와 블록체인은 광대역 인터넷 개발 이후 최고의 기술혁신이다. 곧 유튜브 이상의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를 창업한 스티브 첸 구글벤처스 고문이 9일 매일경제와 서면으로 인터뷰하면서 지금 시점이 새로운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이 대거 등장할 황금기라고 단언했다. 5G와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그만큼 새롭고 무궁무진한 기회가 스타트업들에 주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첸 고문은 2005년 실리콘밸리의 허름한 차고에서 친구 두 명과 함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창업했다. 1150달러(약 135만원)의 자본금으로 초기 론칭한 유튜브는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첸은 창업 1년 만인 2006년 말 유튜브를 구글에 매각했다. 인수 가격은 당시 사상 최대 금액인 16억5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였다.

그가 만든 유튜브는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터넷 플랫폼이 됐다. 올해 전 세계 시청자 18억명을 돌파했으며, 시청 시간도 전년도 대비 60% 상승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살아 있는 전설로 추앙받고 있다. 첸 고문은 올해 9월 25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제20회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자신의 창업 스토리를 공유하고 포럼을 찾는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을 직접 만나 멘토링할 예정이다.

그는 유튜브 성공 비결에 대해 시장 변화와 기술 변화의 교집합을 짚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2005년 그는 미디어를 다운로드할 필요 없이 바로 보는 스트리밍 신기술에 주목했다. 한 사이트 정보를 다른 사이트에 `공유하기`가 가능해진 것도 이때다. 첸 고문은 이 두 개의 기술을 합쳐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콘텐츠 종류를 영상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첸 고문은 "플랫폼의 생명인 공급자 시장에 주목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첸 고문은 "그해 보급형 디지털카메라 도입이 전 세계적으로 붐이 일기 시작했다"면서 "비디오 플랫폼을 출시하기에 가장 완벽한 시기였다고 지금도 확신한다"고 말했다.

첸 고문의 예측은 정확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 이런 예측을 한 건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 같은 예측을 하고 만들어진 동영상 플랫폼은 유튜브 말고도 많았다. 하지만 유튜브는 출시 1년도 채 안돼 시장을 장악했다.

첸 고문은 그 비결에 대해 개방성과 자동화를 꼽았다. 첸 고문은 "유튜브는 당시 다른 비디오 플랫폼과 다르게 시청자들의 회원 가입을 유도하지 않았다"면서 "시청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췄기 때문에 더 빨리 확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튜브는 지금까지도 창업자의 철학을 이어받아 일반 시청에 별도의 회원 가입을 요구하지 않는다.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한다거나 휴대폰 번호를 기입하는 등의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는 국내 사이트와 달리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기존 이메일 주소만 기입하면 가입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유튜브를 독보적 지위로 올려놓은 개방성보다 큰 차별점은 편의성이었다. 복잡한 절차 없이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유저들을 사로잡았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동화 기술을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첸 고문이 주도했다. 첸 고문은 "인코딩과 업로드, 동영상 분류까지 자동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이 자동화 알고리즘이 동영상 데이터가 무수히 쌓인 지금도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첸 고문은 가장 성공한 아시아 출신 창업가 중 한 명이다. 여덟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갔고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200달러를 들고 실리콘밸리로 가서 정보기술(IT) 업계에 뛰어들었다. 아시아 출신 창업 선배로서 첸 고문은 한국 예비 창업자들에게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첸 고문은 "아시아 스타트업들이 지역 기반 시장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역이 아닌 전 세계를 시장으로 둔 사업만이 결국 유니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첸 고문은 특히 한국 시장 내 스타트업 중 잠재성 있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타트업 중 눈여겨보고 있는 곳으로 `젠지e스포츠`를 꼽았다. 젠지e스포츠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프로게임단 사업체다. 여러 게임 종류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팀들을 일괄 인수해나가며 국내 e스포츠에서 주목받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첸 고문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막강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눈에 띄는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래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 스티브 첸 고문은…

△1978년 대만 출생 △1999년 페이팔 입사 △2002년 일리노이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2005년 유튜브 공동 창업 후 최고기술책임자 역임 △2006년 구글에 유튜브 매각 △2011년 아보스시스템스 창업 △2014년 구글벤처스 고문 합류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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