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여배우·유통사도 디지털 재무장해야 생존"

어도비 서밋 2019 참관기

"내 사이즈 재고만 보여줘"
AR로 나만의 신발장 구현
모두를 위한 `B2E시대`

  • 이용익 기자
  • 입력 : 2019.03.28 17:20:29   수정 : 2019.03.28 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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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리스 위더스푼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에서 디지털 혁신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어도비]
사진설명배우 리스 위더스푼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에서 디지털 혁신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어도비]
영화 `금발이 너무해`로 스타덤에 오른 할리우드 배우 리스 위더스푼(43)은 영화 제작사 퍼시픽스탠더드, 투자사 헬로선샤인을 만들고 여성복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새로운 사업에 열심이다. 위더스푼은 이 같은 변신 과정에서 `디지털`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위더스푼은 "영화배우로 25년간 활약하면서 가장 듣고 싶었던 게 팬들 목소리"라며 "팬들 이야기를 이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바로 들으면서 구체적인 마케팅 타깃 층을 설정하고 그들을 위한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6~2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에서는 산업군을 막론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혁신을 이뤄낸 기업들 사례가 소개돼 수많은 사람들 관심을 끌었다.
오늘날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산업군에서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등 다양한 산업에서도 각각 개별 고객들에게 모든 접점에서 실시간으로 일관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고객경험관리(CXM)`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어도비 서밋 2019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연사 중 한 명이 바로 위더스푼이었다. 제작사 퍼시픽스탠더드에서 미국 방송 HBO 시리즈 `빅 리틀 라이즈` 등을 제작했고, 드레이퍼 제임스라는 여성복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한 위더스푼은 여성을 위한 옷과 영화를 제작하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위더스푼은 "데이터와 퍼포먼스 분석을 통해 의류 사업에서도 민첩하게 팔리는 옷과 팔리지 않는 옷을 구분한다"며 "요즘 사람들은 다양한 이가 등장하는 영상을 원한다. 소비자 행태가 바뀌니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성심이 높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산업에서도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미국프로풋볼(NFL)은 한창 시즌이 진행될 때보다 비시즌에 더욱 바쁜 시간을 보냈다. 2018시즌이 끝난 뒤 NFL은 어도비와 협업해 관중 분석을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팬 개인화 접근을 통해 TV 유료 중계 사이트 `NFL게임패스` 방문율을 90%나 늘렸다. 뉴올리언스 세인츠에서 뛰는 쿼터백 드루 브리스는 "리그도 마찬가지고 선수들도 태블릿 PC로 경기 분석 영상을 보며 준비한다. 신발 하나도 분석을 통해 고르는 접근을 한다"며 스포츠의 디지털화를 말했다.

결국 산업 분야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다른 기업을 상대로 일하든, 일반 소비자 상대로 사업을 벌이든 개별적 상황에 맞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필수라는 의미다. 어도비 관계자들은 "기업 간 거래(B2B)냐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냐 하는 분류는 더 이상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B2E(Business to everyone)라는 개념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어도비 서밋 행사 첫날에는 신발 판매점 풋로커가 어도비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인 센세이를 도입해 신발 고르는 일 자체를 쉽게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무대에 오른 연사가 "밝은 색 보여줘"라고 말하자 모니터에는 검은색 운동화 대신 화려한 컬러의 신발들만 남았고, "내 사이즈 11인데, 재고 있는 제품만 보여줘"라고 추가적인 요구를 하자 이 역시 반영해 증강현실(AR) 기술로 자신만의 온라인 신발장을 보여줬다. 유통업에 해당하는 전자제품 판매기업 베스트바이, 드러그스토어 월그린 등은 한 달에 200달러(약 23만원)를 내면 집 안 모든 가전제품에 서비스를 해주는 테크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매장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켜면 고객이 평소에 복용하는 약을 줄서지 않아도 빠르게 결제하고, 복용 시간 알림까지 해주는 개인화 서비스를 내놓아 온라인에 뺏기는 고객 수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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