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300개 장기 `뚝딱`…불로장생의 꿈, 한걸음 더

서울대병원 벤처 메디컬아이피 (Medicalip), 장기모형기술 30개국 수출…연골이식도 5년내 현실화
입속에 넣는 나트륨 측정기나 안구로 조종하는 휠체어 나와
美선 130만명 빅데이터 활용…유전체 분석 `질병지도` 그려


◆ 2018년 한미과학자대회 ◆

디지털,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올해 한미과학자대회(UKC)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속하는 다양한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세션이 마련됐다. 특히 우리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많은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컴퓨터 과학과 정보기술' 분야 세션에서는 블록체인, 3D프린터 등의 기술이 바꿀 헬스케어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서울대병원 1호 벤처기업으로 이름을 알린 메디컬아이피 (Medicalip)는 지난 3년간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3D로 바꾸고 3D프린터를 이용해 실제 크기와 똑같은 형태로 만든 장기 300여 개를 지난 1일 공개했다. CTMRI로 얻은 영상정보는 2차원으로 표기되고 복잡한 만큼 이를 해석하는 일은 전문가 영역이었다. 하지만 메디컬아이피 (Medicalip)는 영상을 기반으로 장기 모습을 3차원으로 바꿔 보여줌으로써 환자가 자신의 장기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만든 3D 영상을 이용해 3D프린터로 실물과 같은 크기의 장기를 만들 수 있다. UKC가 열린 이날 메디컬아이피 (Medicalip)는 미국 정보기술(IT) 분야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에서 3D프린터 선두 기업인 미국 폼랩스·스트라타시스와 함께 관련 분야를 리딩하는 '하이프 사이클 포 3D프린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Medicalip) 대표는 "우리 기술은 30여 개국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며 "3D프린터로 장기를 만들게 되면 의사들이 수술 전 병변 확인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수술 결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아이피 (Medicalip)가 3D프린터 기술로 만든 장기는 현재까지 재료 기술의 한계로 인해 몸에 넣을 수 없다. 하지만 연골, 세포, 혈관 등 생체재료를 이용한 3D프린터 기술이 완성된다면 3D프린터로 만든 장기를 곧바로 몸속에 넣는 일이 가능해진다.

강현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UKC에 참석해 3D프린터로 사람의 귀를 구성하고 있는 연골을 만든 뒤 이 조직을 생쥐에 이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3D프린터로 만든 연골을 체내에 이식하는 연구는 5~6년 내에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4일까지 미국 뉴욕 세인트존스대에서 열린 2018년 한미과학자대회(UKC)에는 과학자와 정부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 혁신`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연구논문 수백 편이 발표됐다.혈압·맥박 상태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활용하고 눈 움직임만으로 휠체어를 조종할 수 있는 기술도 공개됐다.

여운홍 조지아텍 기계공학과 교수는 '사물인터넷(IoT)·스마트 센싱 시스템' 세션에서 입안에 물고 생활할 수 있는 나트륨 섭취량 측정기를 비롯해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맥박, 체온 등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또 손으로 조작하는 조이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안구 움직임만으로 휠체어를 무선 컨트롤하는 기술은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올해 UKC에서는 미국 정밀의료 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가이징거 헬스케어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가 참석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정밀의료 기술을 선보였다. 가이징거 헬스케어 시스템은 펜실베이니아 중심 지역에 위치한 병원그룹으로 2006년부터 연구 목적으로 환자의 혈액, 조직 등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현재 130만명의 환자 정보가 데이터로 저장돼 있으며 2014년 이후 매년 5만명에 대한 유전체 지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단일 기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정밀의학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김도균 가이징어 병원 교수는 "현재도 일주일 동안 1650명의 시퀀싱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다"며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질병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참석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과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대중 강연을 펼쳤다. 유 장관은 "저상장의 지속, 혁신 동력이 떨어진 지금 시기에 과학기술·규제·산업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우수한 재외 한인 과학자들의 역량을 활용하고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원호섭 기자]

▶매일경제 설정하면 ‘시원한 경품’이 와르르!
▶뉴스 이상의 무궁무진한 프리미엄 읽을거리
▶아나운서가 직접 읽어주는 오늘의 주요 뉴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