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미래컨퍼런스] 이민화 "4차산업혁명은 온·오프 융합...富창출방식·일자리 절반 바뀐다"

주제강연-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이미 4차산업혁명 주도
한국은 규제 가로막혀
중국보다 경쟁력 뒤져
10년 후엔 초고령사회
도약 기회 놓치지말아야

  • 이태규 기자
  • 2016-09-22 17:35:16
  • 정책·세금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서울경제 미래컨퍼런스 2016’에서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이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을 말할 때 흔히 쓰는 단어들이지만 이를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O2O·Online to Offline)”이라고 정리했다.  

이 이사장은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경제 미래컨퍼런스 2016’ 제1 주제강연자로 나서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 유수의 해외 컨설팅 업체조차 빅데이터·IoT 등만 단편적으로 말하지만 이는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핵심은 가상과 현실의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1차 산업혁명은 기계화에 따른 물질의 양적 공급 확대, 2차는 질적인 확대로 오프라인 혁명이었다”며 “3차는 디지털화를 통한 온라인 혁명이고 4차는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이른바 ‘사이버 피지컬(cyber physical)’ 혁명”이라고 말했다. 우리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비게이션이 단적인 예다. 내비게이션은 도로라는 오프라인을 온라인상에 복제해 분석한 뒤 최적의 경로를 제시한다. 이 이사장은 “옛날에는 안 가보면 어느 길이 막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경제 산업계가 뿌리부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거대한 지층이 충돌해 히말라야·안데스산맥 등이 솟아오른 것과 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하는 곳에서는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거대한 스타트업, 이른바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전 세계 총생산(GDP)의 절반인 50조달러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형태인 O2O를 통해 부를 창출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이는 관련 일자리의 절반도 덩달아 변화를 맞이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버를 통해 전통 택시 산업과 택시 운전사 일자리는 변화의 위협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고객의 구매 물품을 분석해 주요 구매 물품은 고객과 가까운 물류센터에 미리 제품을 보내놓는다. 고객의 주문 이후 물품이 여러 중간 물류센터를 거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총알 배송’이 가능하다. 이 이사장은 “아마존은 고객이 ‘내일’ 주문할 것을 ‘오늘’ 배송하고 있다”고 평했다. 독일의 전기전자 기업인 지멘스 역시 현실의 공장과 가상의 공장을 1대1로 대응해 어떻게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시뮬레이션한다. 최적의 공장운영 방식을 찾아 신제품 출하 시간을 이전보다 절반으로 단축하고 불량률도 40분의1로 줄인다. 미국의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도 온오프라인 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기계의 고장을 사전에 발굴해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의 현실은 어떨까. 이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로부터 시작되며 선진 제조기술보다는 여러 데이터를 규제에 제약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에 비해 핀테크 기술 개발을 5~6년 먼저 시작했지만 핀테크 산업 경쟁력은 뒤져 있다”며 “기술보다는 데이터 활용 규제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정부가 자율주행 등을 추진한다지만 각론으로 들어가 데이터 수집에 관한 규제를 보면 막대한 바리케이드가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약 10년 뒤 65세 인구가 총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며 “적은 생산인력이 막대한 고령인구를 떠받쳐야 하는데 그때 가서는 우리 경제에 기회는 없다”고 경고했다. 향후 10년 이내에 4차 산업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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