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랑 일촌 맺기

남아필독오거서

(사내 남, 아이 아, 반드시 필, 읽을 독, 다섯 오, 수레 거, 책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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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남자라면 반드시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예전에는 남자만이 벼슬을 하고 세상에 나아갈 수 있었으므로 이런 표현을 썼지요. 지금 시대에 이런 표현이 생겨났다면 ‘인간필독오거서’라고 했겠지요. 남아수독오거서()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진정 남아로 태어났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 있습니다. 바로 남이(1441~1468) 장군의 한시입니다. 태종의 외손자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남다른 기개와 용맹함을 갖춘 남이 장군은 이시애의 난을 진압하고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병조판서까지 지냈습니다. 그러나 그의 남다른 기개는 결국 간신배들의 모함을 불러오는데, 28세에 유자광의 무고로 역도()로 몰리고, 결국 죽고 맙니다.
다음에 살펴볼 한시가 바로 역도로 몰리게 되는 단서를 제공한 글입니다.

白頭山石磨刀盡 백두산석마도진
豆滿江水飮馬無 두만강수음마무
男兒二十未平國 남아이십미평국
後世誰稱大丈夫 후세수칭대장부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닳아 사라졌고
두만강 물은 말이 마셔 말랐네
사나이 이십 세에 나라를 평안케 하지 못하면
후에 누가 대장부라 칭하겠는가

이 세상에 한 번 태어나는 삶을 크고 웅대한 뜻에 바치겠다는 젊은이의 호연지기()가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그런데 유자광은 이 시에서 미평국() 즉 ‘나라를 평안케 하지 못했다’는 문구 대신 미득국() 즉 ‘나라를 얻지 못하였다’고 고쳐 남이 장군을 반역도로 몰아 무고하였습니다. 사실 이십대 중반에 판서에 오를 정도면 소인배들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겠죠. 그러나 세상은 무심치 않아 유자광 역시 후에 귀양길에 올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남아필독오거서 [男兒必讀五車書] - (사내 남, 아이 아, 반드시 필, 읽을 독, 다섯 오, 수레 거, 책 서) (고사성어랑 일촌 맺기, 2010. 9. 15.,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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