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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그레이는 물질과 마음과 영(靈)의 세 영역 모두를 추구하는 아주 드문 이상의 소유자이다.” ― 켄 윌버
“의학서적의 해부도처럼 정밀 명확한 그레이의 그림들은 우주와 하나되기 위해 노력하는 원형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보여준다… 부족하더라도 완전해질 수 있는 인간 ― 그레이의 이런 이상은 현대 미술에 만연한 냉소적 자세와 정신적 부조화의 해독제가 되어준다.” ― 뉴욕 타임스
“불가시(不可視)의 세계가 이토록 상세히 표현될 수 있는 것은 인간성의 우주적 형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그레이의 열망과 탐구 정신에 의해서이다.” ― 아트포럼
모든 예술은 진리에 대한 미학적 표현이며, 궁극적으로 개성을 초월하여 신성에 도달하는 것을 꿈꾼다. 물질과 지성을 넘어선 영성과 초월의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했던 현대회화의 대가들 ― 그들의 야망을 이어받은 현대 신비주의 예술 분야의 거장 알렉스 그레이의 독특한 작품집 《영혼의 거울》이 드디어 재출간되었다. 2004년 초판 발행 후 오랜 기간 절판된 탓에 중고책 가격이 수십만 원까지 올라 뒤늦게 찾은 독자들을 한숨짓게 했던 책이다.
이 책에 수록된 ‘영혼의 거울’ 작품들은 여러 나라에서 전시되었다. 이 그림들은 실물 크기로 거울 속의 상(像)처럼 정면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 앞에 선 감상자는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그림 속의 여러 신체들은 바람직한 건강 상태를 나타내므로 그것을 바라보거나 명상함으로써 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다른 성(性)과 다른 인종을 표현한 그림들을 통해 우리는 타인에게 반영된 자신을 볼 수 있다.
유명한 초개아(transpersonal) 심리학자인 켄 윌버의 에세이와 뉴욕의 미술평론가 카를로 맥커믹의 해설은 ‘영원의 철학’이라고 하는 특별한 관점에서 예술 속의 영적인 요소를 알아보고, 행위미술 시절을 포함한 알렉스 그레이의 작업이 샤먼으로서의 길을 따라 발전해온 과정을 더듬는다. 그레이 자신의 글은 ‘영혼의 거울’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그것의 전체 구조 및 상징성을 설명하고, (이 책에 수록된) 많은 그림들을 해설한다.
* 작품 속으로
이 특별한 일련의 그림들은 감상자가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시각적으로 해부하면서 환상 속을 여행하게 만든다. 알렉스 그레이의 의도에 따라 감상자는 먼저 인체상을 순서대로 하나씩 바라보게 된다. 작품은 인간 형상의 어두운 그림자에 원소 주기율표의 상징들을 새겨넣은 〈물질계〉라는 제목의 납 거울 모자이크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다음 감상자는 피부를 벗겨낸 여섯 단계의 인체 해부도를 보면서 육체가 놀랄 만큼 복잡하게 진화해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해부도 다음에는 지극히 사실적으로 그려진 여섯 사람의 인체가 나타난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이 벌거벗은 사람들의 인종과 성별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강하고도 약한 본성을 인식한다.
다음 세 개의 그림은 〈심령 에너지계〉와 〈영 에너지계〉, 그리고 〈우주심 격자〉인데 이들은 육체와 혼이 살아 있게 만드는 미세한 에너지들을 보여준다. 이 그림들 앞에 선 감상자는 그 에너지의 흐름과 하나가 되어 무한한 빛 속으로 녹아든다. 자신이 초월적 에너지의 통일장임을 알게 된 후 그는 〈공(空)/정광명(淨光明)〉으로서 무정형의 근본 상태에 있는 자기 존재상에 도달한다
그다음 감상자는 티벳 불교의 관자재보살로부터 시작해서 완전한 깨달음의 상태를 구현한 영적 존재들을 명상하도록 유도된다. 그리하여 그는 마음속에서 자신의 불성(佛性)에 안주하는 보살이나 그리스도 의식 또는 소피아의 지혜와 하나가 된다.
마지막 작품인 〈영계〉에 이르면 감상자는 실제의 거울에 비친 자기 육체의 영상으로 돌아오지만 여기에는 심장에서 조명된 빛의 격자가 포개진다. 이것은 전체의 효과를 응집하는 작품으로 여기서 감상자는 자기 자신 속의 신을 깨닫게 된다.
《영혼의 거울들》에서 몸과 마음과 영은 비이원적 자기 인식, 또는 모든 양면성을 넘어선 인식의 상(像)으로 나타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달로 오인하지 말라”는 말처럼 《영혼의 거울들》 역시 감상자 속에 존재하는 그 너머의 자기(self)를 가리키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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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그레이
1953년생으로 회화, 조각, 행위예술, 설치미술 등 전방위적 작품활동으로써 몸과 마음, 영(靈)의 상호 연결성을 표현해온 작가이자 구도자이다. 그의 작품들은 뉴욕과 보스턴의 스턱스 갤러리, 뉴욕의 뉴 뮤지엄, 산타 바바라의 캘리포니아 대학 미술관, 시카고 인터내셔널 아트 엑스포지션, 캐나다의 런던 리지널 아트 갤러리, 파리의 그랑 팔레, 브라질의 상파울루 비엔날레 등을 비롯한 여러 전시회에서 선보였다.(홈페이지는 alexgr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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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님의 서평
평소 그림을 좋아하던 나로서는, 상당히 흥미진진한 책이었습니다. 인간의 해부도를 보는 듯, 정밀하면서도, 아주 신비롭고, 때론 기괴?스럽기까지 하였으니.. 제가 특히 좋아하는 그림은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의 일곱 차크라가 둥근 빛을 빨주노초파남보로 발하면서 그의 혈관과 뼈 등이 섬세하게 묘사된 그림... 그림을 통해 수행자의 내면을 표현하고자 했다고나 할까요?(한편으로는 명상에 대한 오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예술작품은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어떤 분은 아침 저녁의 명상때마다, 이 그림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생생하게 일깨우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하십니다. 저도 가끔 해보니, 무척이나 신선하더군요. 동양 정신수련법에 관상법이란 것이 있는데, 이를 알렉스 그레이님의 그림을 통하여 연습해 봄도 새롭고 재미있는 시도라고 봅니다. 흔히, 명상가,,, 아니, 지혜를 공부하는 사람은, 피상을 보지 말고, 그 내면의 본질을 보아야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물론,, 현상 이면의 진리는, 알렉스 그레이님도 그려낼 수 없겠지요. 그 누구도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이기에... 그러나, 이분의 작품을 통하여, 새로운 시각과 인식의 확장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거죽이 아닌, 그 안을 한번 투시해 볼 수 있으니까요^^ 만약...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 형상 이전의 그림 속의 그림을 보려고 탐구해 보면 어떠할지요? 처음에 보면,,, 사람에 따라,,, 그로테스크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그림들이,,, 사실은 거울 속의 한꺼풀 벗은 우리의 모습이란 것을 알아차리신다면,,, 더욱 흥미진진하실지도 모릅니다. 독자분들에게 행운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