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20만 당뇨 환자, '혈당관리' 혁명 시작된다

서울대병원 등 '당뇨병 관리' 어플리케이션 국내 최초 임상 신청, U헬스 본격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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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기영
MT단독#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가 선보인 자가진단 혈당계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아이비지스타(iBGStar)'를 의료기기로 정식 승인했다. 미국 최초의 '의료기기 앱'으로 아이폰에 연결한 기기에 달린 센서에 혈액을 떨어뜨리면 앱이 자동으로 혈당 수치를 알려준다. 이렇게 모인 혈당 정보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과 공유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판 '아이비지스타'가 나올 수 있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최근 식약처에 '유헬스케어 진단 지원 시스템'의 임상 허가를 신청했다.

이 시스템은 앱이 핵심 구성요소로, 혈당을 측정한 당뇨환자가 앱을 이용해 간단하게 자신의 혈당을 관리할 수 있다. 운동과 식습관 관리를 하는 앱은 국내에도 많이 출시됐지만 질환 관리를 하는 앱은 이번이 최초다. 이 앱이 정식 의료기기로 허가받으면 앞으로 국내 320만명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관리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 당뇨환자가 집에서 간편하게 자신의 혈당 정보를 의사와 공유할 수 있고 약을 타기 위해 병원을 따로 방문할 필요도 없어진다.

식약처 관계자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질병관리 시스템은 의료기기와 똑같은 허가가 필요하다"며 "임상 허가 신청서를 바탕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따져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앱이 허가를 받으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스마트폰으로 관리하는 'U(유비쿼터스)헬스' 시대가 본격화할 수 있다. 이런 질환은 위험부담이 적고 꾸준한 모니터링으로 환자 상태가 호전될 수 있어 U헬스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식약처는 국내 최초 앱의 의료기기 허가에 고민하는 모습이다. 가이드라인이나 평가 지침을 새롭게 만들어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 FDA의 앱 허가 사례를 최대한 참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은 소프트웨어 기반에 한국과 차이가 많이 있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참에 원격진료를 금지하는 현행 의료법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의료업계 관계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관련 앱이 의료기기 허가를 받으려면 처방 기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처방은 분명한 진료 행위로 현행 의료법에서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U 헬스를 한국에서 본격화하려면 낡은 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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