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공에 대한 과학적 접근(The Scientific Approach to Qigong)



허 창 욱


<(사)한국정신과학학회 이사, (주)바이오피아 연구소장>




1. 서론


기공이란 무엇인가(What is Qigong?)


기공(氣功; Qigong;ChiKung)이란 용어를 말 그대로 풀어본다면 기(氣; Qi;Chi)를 공(功; Gong;Kung)하는 것으로서, 기공에 대한 연구는 결국 ‘氣란 무엇인가(What is Qi?)'라는 주제와 ’인체를 통해 氣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How do you control Qi?)'이라는 주제로 압축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주제들에 대해 과학적인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은, 현재의 과학적인 용어와 개념 그리고 과학적 방법론에 의하여 1.氣 개념을 과학화하는 작업을 위시하여 2.기공을 통한 신체상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관찰하며 기공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수행하는 연구들로 크게 대별된다고 여겨진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번 주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며 국내에서도 이러한 연구 성과물을 접하는 것이 이제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예컨대, 스스로 기공수련을 행하거나 혹은 기공사로부터 기치료를 받았을 경우에 인체의 정신건강회복이나 질병치료에 현저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거의 객관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1. 원광대학교 생명공학연구소 기 의학 분과, <기의 시대 면역의 시대> (언립,서울,1996) 2. 류훈 외, “기 시술이 인체에 미치는 정신신경면역학적인 효과”, 제5회 한국정신과학학술대회 논문집, p80-p84, 1996 3. 류훈 외, “기수련법이 심리변화와 뇌기능 및 호르몬계에 미치는 영향”, Ibid, p121-127, 1996 4. 김연화, “단전호흡 및 기 춤이 청소년의 성격형성에 미치는 영향”, 제9회 한국정신과학학술대회 논문집, p99-p119, 1998)




하지만 1번 주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데 이는 그만큼 기를 과학화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기도하다. 그러나 기 자체를 과학화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공 또한 결코 과학화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2번 주제의 연구 성과가 아무리 많아진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일반적인 체조 혹은 무술 그리고 여타 다양한 심신수련법 등과 기공을 본질적으로 차별화 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氣란 실제로 존재하는 실체일 수도 있고 또는 사람이 경험적으로 느끼는 감각적 현상에 다름 아닌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을 복합적으로 경험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일단 실체론적 시각에서, 지금의 과학적 방법에 의해서는 아직 포착되지는 않고 있지만 그러나 실제로 존재하는 미지의 실체로서 氣를 가정하고 이러한 미확인실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해나가는 방법론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기를 다루는 기공에 대한 과학적 연구 역시 이러한 실체로서의 기가 과학화되어져야 보다 본격적인 새로운 차원에서 논의되고 연구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氣란 실체일 뿐 아니라 복합적인 현상으로서도 분명히 발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전일적으로 느끼는 어떤 상태 혹은 어떤 현상을 우리는 氣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또 경험한다. 기공은 이러한 경험적 상태와 현상을 분명히 인지하고 또 그 상태를 보다 인위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기공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실체론적인 접근법 뿐 아니라 기적인 현상론에 바탕을 두고 전일적인 관점을 주지하는 것이 당연히 요구되어진다고 할 것이다.






2. 본론


2-1. 氣란 도대체 무엇인가? (What is Qi?)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과학적인 개념과 용어들 중에서 氣라는 동양적 개념을 설명하기에 가장 유용한 것은 아마도 에너지(Energy)라는 단어일 것이다. 또한 현재 서구의 과학자들 중에서 氣的인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氣를 셔틀에너지(Subtle Energy) 즉, ‘미묘한 에너지’라고 호칭하기도 한다. (5. 방건웅, <신과학이 세상을 바꾼다>, 정신세계사, 1997)


(그런데 왜 하필 ‘미묘하다’는 말이 덧붙여지는 것일까? 서구에서 발생한 현대과학은 철저하게 심신이원론을 그 바탕에 깔고 출발한 패러다임이다. 물질세계와 정신세계-혹은 영혼의 세계-를 물과 기름처럼 나누어놓고 물질세계로서의 우주와 생명만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탐색해나가는 것이 과학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며 또 그러한 단순성과 객관성이라는 장점 때문에 현재 우주에 미사일을 날려 보낼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로까지 발전해 나올 수 있었던 방법론이 정립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과학적인 용어로서 <에너지>라는 단어는 철저하게 물질론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먼저 주지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라는 과학적인 용어와 개념에는 소위 정신적인 현상이 완전히 배제되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동양의 기라는 개념을 에너지라는 개념으로 연구하고 설명하고자 했던 과학자들은 이 기라는 에너지는 물질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신적인 현상에 더 좌우되는 결과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것을 굳이 이름 붙이자니 ‘미묘한 에너지(Subtle Energy)’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 ‘氣는 미묘한 에너지이다’는 말은, 이 氣라는 것은 현재의 과학적인 개념에서의 에너지 즉, 열에너지나 전기에너지 그리고 운동이나 위치에너지 등등과 같은 그러한 기존의 에너지개념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미지의 에너지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심신이원론에 입각한 서구과학과는 달리 동양철학과 한의학에서는 우주와 생명은 <精.氣.神>의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존재 변화하는 것으로 설명해왔다. 이것을 현대적인 과학적 용어에 애써 대응시키자면, 精을 물질세계(Matter)로 그리고 神을 의식세계(Consciousness)로 표현할 수도 있을 터인데, 이 물질세계(精)와 정신세계(神)를 연결해주고 있는 통로로서 ‘미묘한 에너지의 세계’ 즉, 氣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동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경험적으로 인식해왔던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동양의 氣라는 개념은 물질과 정신이 함께 포괄되어있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氣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정신현상-서구적 개념에서의 영혼(Soul)을 포함하는-까지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되는 데 이러한 부분까지도 모두 포함시킨다는 것은 현재의 과학패러다임으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단순히 氣라고 부를 때, 이 속에는 대단히 복합적인 개념들이 마구 뒤섞인 채 혼재해 있다. 따라서 氣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연구해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이 복합적인 개념들을 정리하여 좀 더 세부적으로 구체화하여 표현하고 이것들을 단계적으로 과학화하는 방법이 도입되어야하는 필요성이 절실한 것 같다.




예컨대, 동양철학에서 ‘무릇 우주는 최초에 일기(一氣)에서 파생되었다’라고 말할 때 혹은 ‘氣는 우주공간 그리고 천지간에 가득 차 있다’라고 말할 때, 이 氣는 무엇인가? 또 풍수에서 氣가 강하게 모이는 명당자리라고 말할 때 그 氣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한의학에서 생명의 근원으로 삼는 氣는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이며 또 기공으로 몸 안의 기를 다스리고 혹은 기를 방사한다고 할 때에 그 氣는 무엇인가? 또 우리가 아주 일상적으로 겪는 체험으로서 어떤 기운을 느낀다고 말할 때 그 느끼는 氣란 과연 무엇인가?


동양철학과 한의학 그리고 기공에서는 기라는 개념을 설명할 때에 크게 나누어 기를 천기와 지기 그리고 생기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생기라는 것은 그 작용력에 따라 또 다양한 형태로 나뉘어 분류 설명되고 있다.




2-1-1. 에너지(Energy)로서의 氣; <공간에너지(Space Energy)>라는 개념


氣를 연구하는 진보적 과학자들이 말하고 있는 이 ‘미묘한 에너지’ 즉, 셔틀에너지(Subtle Energy)라는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하여 나눌 수 있는 데 그 하나는 소위 공간에너지(Space Energy)라는 개념이고 또 하나는 소위 생명에너지(Life Energy)라는 개념이다. 셔틀에너지를 이렇게 두 가지 개념으로 분리하여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은 특히 ‘생명체가 관련된 氣的 현상’과 생명과는 무관한 ‘보다 객관적인 氣的 현상’을 확연히 분리하여 연구해볼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방법론을 제공하기도 한다.




‘공간에너지(Space Energy)’란 마치 공기처럼 우주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어떤 ‘미묘한 에너지의 바다(The Sea of Energy)’를 표현하는 개념이다. 고대 인도에서 말해왔던 프라나(Prana) 그리고 서구과학계에서도 논란이 계속 되어왔던 에테르(Ether)라는 것 등이 이러한 공간에너지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동양철학에서 ‘우주만물의 근원이며 천지간에 가득 차 있는 氣’라는 것에 대해 현대적으로 표현한다면 이 <공간에너지>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공간에너지’란 어떤 에너지라기보다는 오히려 에너지의 근원으로서 어떤 미지의 에너지 공간(Energetic Space)을 말하는 것인데, 또한 이러한 에너지공간이 존재해야만 에너지가 파동의 형태로서 공간상에 전파될 수 있는 이론적인 개념이 정립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우주공간이란 그냥 텅 빈 진공일까? 아니면 지금의 과학기술이 포착하지 못하고 있는 미지의 에너지공간일까? 과학사를 통해본다면, 19세기말 이전에는 우주공간이란 어떤 미지의 에너지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이 미지에너지를 에테르(Ether)라고 호칭하였다. 그 후 20세기로 들어서면서, 우주공간이라는 것은 그냥 텅 빈 진공에 불과한 것이라는 학설이 과학적 정설로 굳어지게 된다. 현재는 이 텅 빈 진공(Vacuum) 속에서 행성과 혹성--물질들이 운동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개념이 원자 전자의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시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부터 이러한 텅 빈 진공 개념에 반대하면서, 실제로 우주공간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포착되지 않는 미지의 근원에너지로 가득 차 있으며 이러한 <에너지 공간>이야말로 물질과 모든 에너지의 실질적인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진보적인 과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미지에너지를 ‘진공에너지(Vacuum Energy)', '영점에너지(Zero point Energy)', '공간에너지(Space Energy)'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호칭하고 있다.(6. 허창욱, <꿈의 신기술을 찾아서-일본탐방편>, 양문, 1998 7. 허창욱, <반중력의 과학>, 모색, 1999)




우주공간 자체가 텅빈 진공이 아니라 아주 미묘한 에너지공간이라고 일단 가정한다면, 지구라는 행성은 이 원초적인 에너지공간속에 잠겨있으면서 자체적인 또 다른 독특한 에너지공간을 갖게 될 것이다. (지구가 자체적인 공기대기권 공간과 중력장 공간 그리고 지구자기장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 <지구공간에너지>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공과 명상호흡법에서 말하는 원초적인 기(혹은 프라나)란 이 지구공간에너지와 생명체의 상호 작용력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2-1-2. 에너지(Energy)로서의 氣; <생명에너지(Life Energy; Vital Energy)>라는 개념


생명체와 생명현상 속에는 단순히 물질과학인 생화학적인 과정만으로는 결코 해석할 수 없는 어떤 미지의 에너지현상이 포함되어있다고 셔틀에너지(Subtle Energy)연구가들은 판단하고 있는데 이것을 <생명에너지(Life Energy; Vital Energy)>라고 호칭한다. 한의학에서 주로 다루는 氣 혹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氣개념은 이 <생명에너지>개념에 주로 해당되는 것일 것이다. 우주공간속에서 지구가 독특한 자체적인 지구에너지공간을 가지듯이 생명체는 생체를 감싸는 독특한 자체 에너지공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생명장(Life Field)이라고 호칭할 수 있는데 이렇듯 생명체를 단순히 물질체로만 보지 않고 생명장을 형성하고 있는 생명에너지체라고 보는 대표적인 관점으로서 로버트 베커(Robert Becker) 박사의 ‘생체전기’에 대한 연구를 위시하여, 해롤드 버(Harold S. Burr) 교수의 ‘생명장이론’ 그리고 루버트 쉘드레이크(Rubert Sheldrake)의 '형태장이론‘ 등이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서 거론되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소위 <생명장(Life Field)>이라는 개념은 고대로부터 인도 요가명상에서 말하는 소위 생체오라(Aura)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또한 생명체라는 것이 단순히 물질들의 조합이 아니라 미묘한 에너지체와의 총합체라는 개념을 인식시키는 데에는 커다란 도움이 되지만, 동양의 한의학에서 말하는 ‘경혈과 경락을 통해 움직이면서 각 신체장기를 모두 총체적으로 연결하는, 그러한 氣‘와 기공, 명상호흡 등을 통해 생체와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는 그러한 개념의 氣의 실체에 대해 설명하는 데에는 그다지 적절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오히려 빌헬름 라이히의 <오르곤에너지(Orgone Energy)>라는 개념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고등생물체로 넘어갈수록 생명현상은 더욱 강력한 정신작용을 동반하게 된다. 특히 인체에서 발현되는 氣 현상 중에서 정신작용이 강력하게 포함된 것으로서는 투시(Clairvoyance), 텔레파시(telepathy), 염력 등과 같은 초상현상(PSI)을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들 수 있지만 이러한 특이 초능력현상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수맥탐사(Dowsing)나 氣치료(혹은 Aura healing) 등도 정신작용이 강하게 관계된 氣 현상의 대표적인 것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노라면 氣라고 하는 것은 결코 에너지라는 개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더욱 복합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2-1-3. 에너지(Energy)가 아닌 정보(Information)로서의 氣;


<氣정보(Chi-Information)>라는 새로운 개념


기공능력이 뛰어난 기공사는 단순히 상대방에게 접촉 발공하여 치료하는 정도가 아니라 원격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대상자도 한사람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발공이 가능하다고 말하는데 이러한 원격치료 혹은 원격발공현상은 氣를 에너지라는 측면으로 해석하는 개념의 한계를 초월해있는 것이다.


과학적인 용어와 개념으로서 <에너지>라는 것은 물질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보존의 법칙’에 제약을 받는 것이다. 에너지의 총량이 자연스럽게 증가한다는 것은 현재의 객관적 과학법칙에 명백히 위배되는 현상이다. (물론 셔틀에너지 개념으로서 공간에너지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면 에너지의 총량이 자연스럽게 증가되는 것도 가능하다.)




氣의 총량이 늘어나는 증폭현상과 더불어 기의 전사, 원격이동 등과 같은 미묘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 개념은 바로 <정보>라는 개념이다. (예컨대, 공간을 통한 전파의 송수신은 에너지의 전달이 아니라 정보의 전달시스템이다.)


(아마도 십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는 ‘에너지’라는 개념 이외의 것을 찾기 힘들었겠지만 이제 우리는 소위 디지털혁명이 이끄는 최첨단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정보>라는 개념을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으며 그 <정보>가 지니고 있는 위력을 매일같이 실감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정보’란 무엇인가?




지금의 우리는 <정보>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하더라도 이 <정보>를 이미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컴퓨터가 바로 그것이다. 컴퓨터를 통하여 수많은 정보를 취급하면서 그것을 하드디스크 또는 플로피디스크에 저장해두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컴퓨터만 있으면 우리는 하나의 정보를 똑같은 모양으로 수없이 복제해낼 수 있다. 하나의 플로피디스크에 담겨져 있는 정보체계를 똑같이 전사하여 수만 개의 플로피디스크에 옮겨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옮겨진 그 정보는 원본과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디스크에 미리 적어놓지 않는 이상 어느 것이 원래 원본이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한다. 또한 이 디스크에 전사되어진 정보들은 동일한 운영프로그램이 깔려있는 컴퓨터라면 그 어디에서도 똑같은 모양으로 찍혀 나오게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경우, 氣라는 것을 단순히 어떤 미지의 미묘한 에너지라는 개념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였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본다면 기란 이러한 에너지 형태의 것만은 결코 아니다. 단순히 에너지라는 개념만으로는--‘미묘하다’는 표현을 애써 강조하더라도--기라는 개념을 구체화하기에 역부족인 것이다.




이제 20세기 후반에서야 본격적으로 우리 앞에 등장한 <정보>라는 단어와 그 개념이 이야말로 기를 에너지로 설명할 때에 부족한 그 부분을 채워주는 핵심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정보라는 새로운 개념의 도입으로 인하여 氣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지평은 아주 새롭게 확대되어질 수 있다.


<에너지>라는 관점에서는 결코 설명될 수 없고 <정보>라는 개념을 도입해야만 설명되는 수많은 氣的인 현상들 중에서 몇 가지 대표적인 것을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 수맥탐사(Dowsing)


* 오링테스트(O-ring Test)


* 호메오페시(Homeopathy; 동종요법)


* 라디오닉스와 파동진단치료


* 사이코메트리(Psychometry)


* 氣의 전사, 증폭, 원격치료 등등




수맥탐사와 오링테스트 그리고 라디오닉스와 파동진단치료장치들은 정보차원에서의 기를 측정하고 다룬다는 의미에서 거의 대동소이한 것이다.


(8. 김성일, “악력검사법(오링테스트)의 통계학적 분석연구”, 한국정신과학학회지 제1권 제1호, p108, 1997 9. 허창욱 저, , 2000 10. 허창욱 외, “주역64괘와 MRT-OM21의 64상 체질론”, 제13회 한국정신과학학술대회논문집, 2000)




그리고 이러한 기 정보는 생명현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힘으로서 실질적으로 발현된다는 사실이 호메오페시와 파동치료 등에서 역력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의 정보처리 네트위크와 유사하게 이러한 기 정보를 감지하고 또 해석하며 외부와 송수신하는 역할-안테나와 하드웨어-을 바로 사람의 몸과 마음이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2. 기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법으로서의 기공


현재 세계적으로 소개되고 활용되고 있는 기공법의 종류는 -일반적인 명상호흡법을 포함하면- 거의 3000여종에 이른다. 이것들은 그 지향하는 바에 따라 크게 치료기공(medical), 무술기공(martial), 명상기공(spiritual) 등으로 대별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이 세 가지 목적이 혼재되어있는 것이다.




사람의 몸과 마음을 전일적으로 사용하여 이 매개체를 통해 기를 조절하는 행위를 기공이라고 정의한다면, 오히려 기공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기공법들에서 보편적으로 기를 조절하기위해 적용되고 있는 커다란 몇 가지 원칙을 구별하고 이들을 비교분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 3가지 원칙은 몸동작(姿勢; movement), 호흡법(呼吸; breath), 명상법(冥想; meditation)으로 대별되는 데 이것은 기를 조절하기위해 기공에서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있는 원칙들이다. 이 중 어느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기공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기공법이 발생하고 있다.




결국 몸동작, 호흡법, 명상법 이 세 가지 원칙은 동양철학에서 정, 기, 신이라고 하는 세 가지 요소를 각각 수련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도 제시되고 있는 셈인데 실질적으로는 이 정기신 세 가지가 총체적으로 혼합되어 하나의 현상으로 발현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공 또한 몸동작과 호흡 그리고 마음법, 이 세 가지를 전일적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전일적 시스템 중에서도 마음-명상법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우리 인체에서 두뇌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도 거의 동일하다고 여겨진다.




2-2-1. 마음은 기 정보의 주체자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거의 모든 기공법에서 강조하고 있는 대원칙중 하나이다. 마음상태에 따라 기의 조절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인데 이것을 전통적으로 “마음(神)이 가는 곳에 氣가 따라 간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현대적인 표현법으로 바꾸어 설명하자면, 마음은 기 정보를 주재하는 컴퓨터의 CPU와 같은 것이다.


라디오와 TV에서 원하는 정보 즉, 보고자하는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그 방송의 고유한 주파수에 채널을 맞추어야한다. 이러한 채널을 맞추는 역할을 바로 마음이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위 주역점을 칠 때에 점을 치고자하는 주제에 대한 ‘사심 없는 집중’이 요구되어지는 것과 같은 동일한 메카니즘이 또한 다우징(수맥탐사)이나 오링테스트 그리고 파동장치에서도 요구되어지는 것이다.




마음은 기 정보를 수신할 뿐 아니라 기 정보를 송신하는 주체자이기도 하다. 손으로 기를 발공 하는 행위나 어떤 목적의식 하에 기도를 드리는 행위 그리고 아주 단순히 어떤 사념을 방출할 때조차 마음은 그에 따른 특정 기 정보를 이미 송신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2-2. 뇌파연구에 따른 마음 다스리기의 효과


균형 잡힌 집중과 이완 그리고 全腦통합


마음의 상태를 크게 나누자면 집중의 상태(concentration)와 이완의 상태(relaxation)로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긴장해있거나 방만해있거나 하는 부정적인 형태로 마음상태가 많이 쏠려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명상법과 기공에서 말하는 효과적인 마음의 상태란 집중과 이완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상태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것은 몸과 마음이 전혀 긴장되어있지 않으면서도 마음은 하나로 모아진 상태이다.




일반적인 마음의 상태와 이러한 명상적인 마음의 상태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두뇌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서 뇌파연구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인체에서 발생하는 생체변화를 측정하는 전자기적인 방법으로서 EEG(electro encephalograph; 뇌파측정기), GSR(galvanic skin resistance; 피부전기저항측정기), MRI(magnetic resonance inaging; 자기공명영상장치),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자방출촬영기), SQUID(superconducting quatum interference device; 초전도양자간섭장치), SPECT(single photon emission computeried tomography; 단일광자방출컴퓨터촬영기)등이 지금은 흔히 사용되고 있다. 이 중에서 두뇌의 활동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뇌파측정방법이 명상과 기공, 초능력 연구 등에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1920년에 최초의 EEG가 발명된 이래로 과학자들은 두뇌가 4가지 형태의 뇌파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관찰해왔다. 일상적인 상태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가장 빠른 뇌파인 베타파는 초당 약 14에서 100Hz이상까지의 주파수범위를 말한다. 그리고 눈을 감고 릴렉스한 상태, 마음이 차분히 안정된 상태에서 잘 발현되는 알파파는 약 8-13Hz의 주파수범위를 말한다. 고요함과 릴렉세이션이 더 깊어져 이제 몽롱한 상태에 이르게 될 때 뇌파는 세타파(약 4-8Hz)로 바뀐다. (이 세타파는 수면상태와 깨어있는 의식상태의 접점지역에 놓여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타파 상태에 들어가면 곧 수면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깊은 숙면이나 완전무의식 혹은 깊은 삼매에 빠져있는 사람에게서는 세타파보다 더 느린 4Hz 범위이하의 델타파가 발견된다.




이러한 뇌파연구를 통하여, 마음이 평정하고 깊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발생하는 알파파 상태에서는 면역체계를 위시한 생체의 자연치유력이 대단히 높게 발휘된다고 하는 사실은 지금은 거의 상식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명상이나 기공에서 목적하는 마음상태는 단순히 알파파 차원에 머무는 그러한 것은 아니다.




초기의 뇌파연구가들은 알파파보다 더 깊은 세타파에 대한 연구를 심도 있게 진행하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는 세타파를 오랜 시간 관찰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년 이상 참선수행을 지켜온 선승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던 일군의 연구자들은 이들은 소위 깨어있는 세타파 상태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해내었고 이로부터 세타파 연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러한 세타파 연구의 성과물로서 가장 최근의 뇌파연구자들은 어쩌면 최고의 두뇌상태란 전 두뇌가 모두 알파파 상태에 들어가는 그러한 것이 아니라 전 두뇌의 뇌파활동이 소위 ‘통합(Synchrony)'이라고 부르는 상태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해내었다. 이러한 ’전뇌통합‘의 상태는 아주 특별한 상태로서 명상자가 최고의 명상상태에 몰입되어있는 상태이며 뇌의 각 부분은 서로 공명 상태에 놓여있어서 총체적으로 모든 영역에서의 두뇌활동능력을 극대화시키고 새로운 차원의 심오한 변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11. Michael Hutchison, , 1999)




‘깨어있는 세타파 상태’ 그리고 ‘全腦통합’의 뇌파상태란 단순히 외형적으로 말하자면 마음이 완전히 릴렉스 되어 있으면서도 최고로 집중되어있는 상태이며 깊은 무의식영역에서 일상의식영역을 모두 함께 아우르고 있는 상태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우리는 아주 뛰어난 주역점술가가 점을 치는 바로 그 상태에서, 무술의 달인이 무공을 겨루는 그러한 순간이나, 명상가가 깊은 삼매에서 막 깨어나는 순간, 그리고 소위 깨달은 선승의 평상심에서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며 그 속에는 공통적인 뇌파 상태가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공에서의 몸동작과 호흡법 그리고 전통적인 명상법들과 정신수행법들은 단순히 마음을 집중 혹은 이완시키는 것만을 목적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의 뇌파연구가 말하는 이러한 전뇌통합의 상태처럼 인체가 가장 조화롭고 균형 잡힌 최고의 어떤 상태를 달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거쳐 경험적인 방법에 의해 창안 보급되어온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2-3. 전일적인 몸과 마음.....호흡법과 몸동작


두뇌는 크게 나누어 좌뇌와 우뇌로 나누어 구별되어진다. 일반적으로 좌뇌는 언어지각능력과 논리적인 활동영역을 담당하고 우뇌는 공간지각능력과 직관적인 활동영역을 담당한다. 그리고 이 좌뇌와 우뇌는 신체의 각 좌반구(우뇌)와 우반구(좌뇌)에 교차되어 서로 연결되어있다.


실제로 좌뇌활동이 우세할 경우에 사람의 호흡은 오른 쪽 콧구멍에서의 호흡이 우세한 상태에 놓여있고 우뇌활동이 우세할 경우에는 왼쪽 콧구멍에서의 호흡이 우세한 상태에 놓여진다. (요가명상법 중에서는 호흡을 일정 시간 동안 한쪽 콧구멍으로만 호흡하며 이것을 좌우 교대로 번갈아 실시하는 호흡법-프라나야마가 있는데 이것은 좌뇌와 우뇌를 균형적으로 자극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현대인은 현대문명의 특성상 좌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경향이 심하며 따라서 최근에는 우뇌개발에 대한 반대급부가 요구되기도 한다. “전뇌통합”의 개념과 동일하게 가장 바람직한 상태는 좌뇌와 우뇌의 조화로운 균형 상태인데 이러한 균형 통합의 상태일 때에 양 두뇌반구는 오히려 각각 최고의 활동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쪽 콧구멍으로의 호흡이 해당 뇌반구를 자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얼굴 오른 쪽 근육을 인위적으로 반복 자극하는 행위만으로도 왼쪽 뇌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당연히 오른쪽 팔과 다리를 반복적으로 동작시키는 행위로서 왼쪽 뇌를 자극시킬 수 있는데 이러한 원리에 입각하여 기공에서의 몸동작과 호흡은 좌우대칭을 조화롭게 맞추어 좌우두뇌의 균형된 상태 나아가 전뇌통합이라는 최고두뇌상태로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결론


지금까지의 논의를 염두에 두고 이제 <氣>를 학술적인 용어로 정의해본다면, ‘氣란 생명과 물질이 가지고 있는 그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미묘한 에너지(Subtle Energy)’ 혹은 ‘물질세계와 정신세계를 함께 포괄하는 미묘한 정보-에너지(Informational Energy)’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흔히 사용되고 있는 추상적인 氣라는 용어와 개념을 보다 세부적으로 엄밀하게 분류하여 <氣에너지> 그리고 <氣정보>라는 보다 과학적인 용어와 개념으로서 별도로 표현하고 해석함으로서 우리는 氣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하며 이러한 개념을 바탕에 두고 기공을 연구 고찰할 때에 기공의 과학화가 훨씬 용이해질 것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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