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숨겨진 비밀"



1, 소리의 힘과 능력.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은 언어가 인간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쳐 인간관계에 중요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려주는 경구이다. 이와 같이 언어의 힘을 포함한 사운드의 세계는 참으로 무궁하다.

인간은 소리를 떠나 살 수 없다. 거리에 떠도는 소음이든 음악이든 혹은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작동하는 영혼의 소리(침묵의 소리)에 이르기까지, 사운드는 항상 인간과 함께 한다.

몸이 피곤할 때나 마음이 괴로울 때 또 즐거울 때도 음악을 듣는다. 음악과 함께 몸과 마음의 파동을 맞추어 원기를 회복하거나 마음을 달래기도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음악의 효과를 이용하는 음악치료요법이 개발되어 확산되고 있다. 『소리가 왜 사람을 달라지게 하는가』(아람기획 1994년)라는 책을 저술한 미국의 스티븐 핼펀은 “음악(音樂)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음약(音藥)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북한의 김일성이 죽고 김정일이 새지도자로 떠올랐을 때, 서방에서 김정일의 목소리를 입수하려 했다는 설이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 사람이 타고난 본성과 성품, 일을 대하는 태도나 추진력, 감성적 취향에서부터 정신적 능력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것’을 분석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리에 숨겨진 힘이란 놀라운 것이다.


2, 소리에 숨겨진 비밀.

우주만유는 쉼없이 움직이고 있다. 티끌 하나에서부터 저 거대한 은하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며 자기 고유의 파동을 방사하며 소리를 내고 있다.

일찍이 아인슈타인은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가 곧 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점을 밝혔다. 현대의 양자역학 역시 물체가 파동치는 에너지라는 점을 다시 확증했다.

『기란? 물과 빛과 소리』라는 기공학(氣工學)책을 쓴 한국상고사학회장 이중재 씨는 “소리는 만물의 성장과 촉진과 창조의 역할을 하게 하는 비밀의 열쇠”라고 말한다.

소리는 모든 사물을 분별하게 할 뿐 아니라 소리가 나지 않으면 물질이 창조되지 않고 생산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개, 염소, 소, 돼지 등 모든 동물은 태어날 때 소리를 낸다. 인간 역시 태어나면서 ‘으앙’하는 울음소리를 냄으로써 이 세상에 자신의 탄생을 알린다. 미세하지만 풀잎도 자랄 때 소리가 난다.

어떤 생명이 태어나거나 성장할 때는 반드시 소리에 의해 성장이 촉진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생명체는 동식물을 막론하고 소리의 고저와 음폭, 파장과 진동의 다양한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고 결론내린다.

생명의 세계는 곧 사운드로 드러난다. 때문에 소리에 숨겨진 비밀, 사운드의 위력을 잘 알아내면 우주 생명의 비밀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음파의 범위는 20㎐이상 2만㎐ 이하 영역의 진동 횟수이고, 소리의 크기는 4∼130폰(phon) 정도의 영역에 불과하다. 인간의 뇌세포는 하루에 10만개 이상 빠른 속도로 죽어가지만 아무도 이를 느끼지 못하며 알지 못한다.

우주에 지구를 포함한 수많은 행성이 거대한 소리를 내며 돌고 있지만 아무도 이를 듣지 못한다. 대개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음파 영역을 소리로 분류하지만, 사실은 가청주파수를 넘어서는 파동(소리)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소리는 이 우주에서 가장 흔하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이며, 동시에 가장 근원적인 것이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라는 노랫말이 있듯이 침묵할 때조차 우주와 인체는 쉬지 않고 움직이며 소리를 발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잡다한 소음에 사로잡혀 생명의 소리를 듣는 것이 쉽지 않을 따름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우주의 성음(聖音)을 듣고 생명의 문을 열 수 있는가? 그 해답은 주문(만트라) 수행에 있다. 주문을 읽으며 수행하면 일상적으로 귀로 듣는 소리뿐 아니라, 우주가 운행하며 뿜어내는 신성한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예민한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문수행은 인간의 몸에 강력한 변화를 일으킨다.


3,소리의 치유효과

인간의 몸은 약 10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세포의 80%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 만물이 다 그러하지만 특히 물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심지어는 문자가 전하는 메시지도 알아듣는다.

인간 몸의 세포는 말할 나위가 없다. 소리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뿐 아니라, 그 반응은 의식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면 처음에는 조그만 파문이 이는데, 이 파문은 동심원을 그리며 번져나가 전 호수를 진동시킨다.

이 호수를 세포라고 생각해보자. 한 세포에 특정한 파장을 지닌 소리를 쏘아주면 세포는 진동을 일으킨다. 이 진동은 연이어 모든 세포에 파급되며 줄줄이 퍼져나간다. 이는 미시적인 세포의 세계뿐 아니라 거대우주를 통틀어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인류 정신사에 한 획을 그은 신과학운동은 이러한 우주만물의 상호작용을 중시하여 동양의 일체론적 관점에 근접하고 있다.

신과학적 세계관에 따르면 이 우주는 전일적인(holistic) 하나의 체계로 이루어져 있어, 모든 종(種)과 류(類)는 각각의 고유한 파동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상호간에 서로 공명한다. 개체 상호간에는 에너지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때로 이는 기억될 뿐만 아니라 같은 종과 류의 유전자에 서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전 SBS-TV에서 방영한 〈기의 대탐험〉 프로그램에서도 인체와 소리의 관계가 소개된 바 있다. 인체의 오장육부는 우주운행원리인 5운6기에 따라 형성되었기 때문에, 오행 에너지를 담고 있는 특정한 소리를 통해 장기를 진동시키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육자결’이 이런 류의 건강비법 중 하나이다. 이는 여섯 글자의 발성방식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발성법이다. 『동의보감』에도 그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또 성(性)도인술(導引術)로 유명한 만탁치아 역시 6가지 소리법을 보급하고 있다.

복식호흡을 통해 하단전을 진동시켜 나오는 소리를 복성(腹聲)이라고 한다. 하단전은 기해(氣海)이자 음해(音海)이다. 즉 ‘기의 바다’이며 ‘소리의 바다’이다. 하단전에서 나오는 복성(腹聲)은 소리가 우렁차고 절도가 있다. 소리가 아랫배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에 온몸의 세포를 자극해 손끝에서까지 그 파동을 느낄 수 있다. 또 복성(腹聲)을 낼 땐 숨이 깊어지므로 상대적으로 의식도 깊어진다.

뱃속 깊은 곳으로부터 울려나오는 소리는 하단전, 중단전, 상단전을 울려주고, 각 단전에서는 오장육부와 신체의 모든 경락으로 자극을 전달하여 360기혈과 84,000기공을 풀어주고 활성화시킨다. 때문에 병약한 사람은 소리를 적절히 활용하면 상당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4, 만트라 수행의 매력.

만트라(mantra) 곧 주문(呪文)이란 무엇인가?

주문(呪文)의 빨 주(呪)자는 입 구(口)자, 부를 황(兄)자로 되어 있다. 입을 통해 소리를 냄으로써 생명의 근원 에너지를 빨아들인다는 뜻이다.

또 만트라의 만(man)은 산스크리트어로 ‘생각하다’, 트라(tra)는 ‘현상계의 속박으로부터 보호하고 구원하다’란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만트라는 ‘해방하고 보호하는 생각’이라는 뜻이다. 이 만트라 곧 주문은 영적 파동을 끌어당기는 자석, 혹은 그것을 집중시키는 렌즈와 같은 구실을 한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주문을 반복해 읽으면 인간의 두뇌 중 우반구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우반구는 직관력을 주관하므로, 우반구의 활성화는 수행자에게 있어 곧 생명의 문을 여는 열쇠와 같다. 원래 주문을 읽을 때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좌반구가 활동하는데, 반복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좌우반구를 통합적으로 사용하게 되어 동조성을 이끌어내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문수행을 하면 인간의 뇌장(腦漿, 머리골 속의 점액)에 진동 전류가 형성되고, 좌우반구에 진동하는 자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뇌파는 서서히 느려져 일상의식과는 다른 차원의 알파(α)파나 이보다 더 느린 이상적인 파동으로 나타난다.

만트라 수행은 좌우반구가 주관하는 해당기관은 물론, 세포 하나하나, 신경계 하나하나에까지 영향력을 미쳐 동조성을 이끌어내고 같은 파장으로 굽이치도록 만든다. 인도인 의학박사 디팍 초프락(Deepak Chopra)는 ‘만트라는 신경계에 삽입되는 매우 특별한 메시지다’라고 말한다. 주문 수행이 혈압, 호흡, 맥박수 등의 이완효과(弛緩效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만트라 수행은 단전호흡(丹田呼吸) 등에서 강조하는 호흡의 효과뿐만 아니라 거기에 소리의 효과를 추가한다. 만트라의 파동을 타고 우주의 근원 에너지와 빠르게 교감한다. 때문에 주문 수행은 호흡에만 의존하는 수행법에 비해 그 효과가 월등히 뛰어나다.


5, 신성에 이르는 채널, 만트라.

판딧 라즈마니 티구네이트 박사는 『만트라의 힘과 수행의 신비』(대원출판, 2000년)라는 그의 저서에서, 만트라는 오랜 세월동안 각 문화권에서 경이와 흥분, 그리고 미스테리의 근원이 되어왔다고 말한다.

신성한 말씀 즉 만트라야말로 내재계와 초월계, 현상계와 본질계를 이어주는 가교라고 언급하며, 전세계의 종교적 문화 전통을 통해 볼 때 신성한 말씀 내지는 소리가 현상적인 우주의 배후에 자리잡고 있는 근본적인 힘이라고 주장한다.

아프리카의 여러 종족들이나 고대 수메르의 역사에서, 유태교 신비주의인 카발라에서, 그리고 유태-기독교 전통에서, 또한 탄트라와 베다의 경전들에서, 불교에서, 소리의 근원과 그 영원성에 대한 이해가 바로 만트라학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문 수행법은 인도 요가, 중국 선도, 티벳 밀교, 일반 불교수행, 우리나라의 경우 통일신라시대 원효의 정토종 수행, 고대 북미 중미 남미 인디언들의 치유과정,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정화과정 등, 인류의 육체적 정신적 능력의 확장과 치유에 보편적으로 활용되어온 가장 오래되고 가장 탁월한 잠재력 개발 방법이다.

그의 언어를 빌려 만트라의 핵심을 요약해보자.

▲만트라는 스스로 울려퍼지는 영원하고 순수한 소리이다.

▲만트라를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모든 음절들은 계시된 지식의 촛점이 되고 신성한 빛이 방사되는 중심점이다.

▲만트라는 겉으로 나타나지 않은 구조안에 전우주를 담고 있다.

▲씨앗 만트라는 의미가 아닌 소리의 전달체로서, 그 속에는 거대하게 성장할 신성자의 잠재력이 깃들어 있다.

▲만트라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명상함으로써 수행자는 자신의 내적 세계를 공고히 하며, 만트라는 새로운 현실을 창조한다.

▲만트라에 내포된 진리(=신성)의 힘이 수행자를 궁극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수행자는 만트라와 합쳐지고 죽음 이후에도 그의 의식은 만트라의 에너지 속에 용해된다.

또 스와미 시바난다 라다는 『만트라: 신성한 소리의 힘』(대원출판 2000 )에서 만트라를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정의하고 있다.

“A mantra is a combination of sacred syllables which forms a nuclears of spiritual energy.”
― 만트라란 영적인 에너지의 핵을 형성하는 성스러운 음절의 조합이다.

만트라에는 정연한 운율이 존재한다. 만트라를 읽으면 순식간에 그 만트라의 파동을 타고 신성한 에너지가 흡수된다. 마치 코드를 꽂으면 그 즉시 전기가 통하고, 특정 TV방송에 채널을 맞추면 그 방송을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만트라(주문)는 그 자체가 신성이 결합된 에너지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쉽게 만트라 수행을 통해서 자신을 일상의식으로부터 영성의 세계로 인도할 수 있다.


[참고도서]
만트라의 힘과 수행의 신비 (판딧 라즈마니 티구네이트, 대원출판, 2000)
만트라, 신성한 소리의 힘 (스와미 시바난다 라다, 대원출판)
기란? 물과 빛과 소리 (이중재, 명문당, 1998)
쿤달리니 (아지트 무케르지, 동문선, 1995)
기적의 손치유 (바바라 앤 브랜넌, 대원출판, 2000)
세포와 우리몸 시리즈 (프랜 보크윌, 승산,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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