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혁명…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입력: 2011-05-24 15:55 / 수정: 2011-05-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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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섹션 '스마트 & 모바일' 개편에 부쳐
PC시대 지배했던 '윈텔리즘' 구글ㆍ애플 등장에 흔들, 과거의 질서는 무너지고…
상상력과 만난 지식, 살아있는 스토리ㆍ콘텐츠…역동적 변화에 몸을 실어라

'스마트 & 모바일'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1990년대 이후 디지털 혁명을 체험하며 자란 세대다. 이들의 상상력과 창조성에 IT 코리아의 미래가 달려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화두(話頭)는 스토리의 본질이요 핵심이다. 논의의 출발이요 종착지다. 2011년 우리가 사는 기술문명의 최대 화두는 '스마트(smart)'와 '모바일(mobile)'이다.

밀레니엄 열풍이 불던 2000년은 정보화와 디지털 혁명의 교차점이었다. 1981년 IBM이 첫선을 보였던 PC가 1990년대 양산 바람을 타고 전 세계에 정보화 물결을 몰고왔다면 2000년대는 네트워킹 역량과 반도체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을 기반으로 인터넷을 인류의 생활문명에 새로 편입시킨 시기였다.

'스마트 & 모바일'이라는 화두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변한다는 21세기를 점령한 배경은 무엇일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전적 의미밖에 주지 않았던 이 단어들은 우리 삶의 방식과 문화에 깊숙이 침투함으로써 시대적 화두로서의 생명력을 얻는 데 성공했다. 제품만 놓고 보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앞세울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일방적 전달에서 양방향으로의 수평적 소통,사회공학적 측면에선 네트워크에서 사이버공간으로의 무한 공진(共進),지식발전 단계로 보면 개별 데이터와 정보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을 구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에 '스마트 워킹'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은행에 '모바일 금융' '스마트 거래'라는 용어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화두 주변을 엮어낸 작은 스토리에 불과하다고 봐야 한다.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는 1인 창조기업이 부상하고 있는 것도 앞으로 펼쳐질 숱한 성공과 실패 스토리의 전주다.

스토리는 철저하게 인간 공동체의 반응,작용과 반작용으로 구성되고 창작된다. 제품 스펙이나 첨단 사양만으로는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 1950년대 시작된 미국의 자동차 대중화기계산업적 측면과 별개로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스토리를 써내려가게 한 사건이었다.

남녀 이성 교제와 데이트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던 것.예전에 남의 눈을 피해 외진 곳으로 숨어들어야 했던 연인들은 그저 자동차를 멀리 몰아가는 것으로 은밀한 사랑을 즐길 수 있었다. 갑자기 피임산업이 번성하고 고속도로에는 모텔과 패스트푸드점들이 속속 들어섰다.

'스마트 & 모바일' 혁명도 이처럼 우리를 예기치 않은 곳으로 끌고갈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PC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이후 학습 비즈니스 가정생활 사회 인프라에 몰고온 변화를 돌이켜보면 스피드와 이동성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일상화가 무엇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감히 예단하기 어렵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과거의 질서와 생태계적 균형이 처참하게 무너져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윈텔리즘(윈도+인텔)'을 앞세워 PC시대 패러다임을 지배했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 구글에 밀려 미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려 있다. 1971년 인텔이 내놓은 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칩)를 동네에서 사모아 교통량을 측정하는 기계를 만들었던 소년 빌 게이츠의 스토리도 이젠 옛 추억이 돼 버렸다. 자동차 양산시대를 열어젖혔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파산 일보 직전까지 갈 정도로 영락했다. 1억년 전 남-북아메리카 대륙이 합쳐진 이후 뛰어난 신진대사와 신경계조직을 갖춘 북아메리마 포유류에 밀려 대륙에서 사라져 버린 남쪽의 유대류(有袋類:주머니를 갖고 있는 포유류)처럼 누구라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는 신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미래는 늘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혁신은 언제나 불연속적이고 불규칙적으로 일어난다. 스마트 & 모바일 시대에선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새로운 시대의 창조자가 될지,일방적인 추종자가 될지는 알 수 없다. 지금도 많은 젊은이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부지런히 신발끈을 매고 있지만 젊다는 이유만으로 성공을 보장받지는 못한다. 다행히 요즘 성년을 맞는 젊은이들은 1991년 '월드와이드웹(www)'이 창설된 시기를 전후로 태어난 세대다. 1970년대 실리콘밸리의 젊은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충분히 도전적이고 자신감에 차 있다. 안갯속의 불확실성을 돌파할 수 있는 집단지성도 갖고 있다.

스마트 & 모바일 시대는 지난 20년이 제공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매력적인 스토리와 콘텐츠들로 넘쳐날 것이다. 그 역동적인 변화에 몸을 실어야 하는 사람들은 생산자도,소비자도 아닌 우리 모두다. 한국경제신문이 2005년 1월부터 IT섹션으로 연재해온 'U라이프 '를 이달부터 'Smart & Mobile'로 개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일훈 IT모바일부장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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