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간 늘리는 유튜브...그래도 ‘갓튜브’?

[백기자의 e知톡] ‘스킵 없는 광고’ 도입키로

  • 백봉삼 기자
  • 입력 : 2018.08.27.11:52
  • 수정 : 2018.08.27.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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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가 창작자들에게 동영상 시작 전 ‘건너뛰기 할 수 없는 광고’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합니다.

그 동안 유튜브의 강점 중 하나였던 ‘짧은 광고’가 점점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현행대로 ‘5초 후 건너뛰기’ 광고를 채택하거나 아예 광고를 붙이지 않는 경우도 많겠지만, 인기 유튜버의 경우 수익을 올리기 위한 목적에 15~20초 광고를 붙이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정책은 이르면 이달 내 구글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건너뛰기가 불가능한 광고 도입의 명분은 “창작자들에게 더 큰 수익을 돌려준다”일 텐데, 실상은 유튜브 점유율과 광고 수익을 높이려는 사업적 목적이 밑바탕에 깔린 조치로 풀이됩니다.


■ 국내 동영상 음원 시장 장악한 유튜브

그 동안 유튜브는 짧은 광고와, 글로벌 이용자들이 올리는 방대한 동영상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습니다.

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유튜브는 국내 구글 플레이에 ‘동영상 플레이어 및 편집기’로 등록된 모든 앱들의 총 사용시간인 341억분 중 85.6%의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얼마 전 발표한 ‘2017년도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는 동영상 부문에서 1위 매체로 페이스북과 함께 광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2년 동안 3배 이상 성장했다. (자료-와이즈앱)

유튜브는 2년 동안 3배 이상 성장했다. (자료-와이즈앱)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조사 결과, 국내 이용자들은 멜론보다 유튜브에서 더 많이 음악을 감상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조사 결과, 국내 이용자들은 멜론보다 유튜브에서 더 많이 음악을 감상한다.

유튜브의 시장 지배력은 동영상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음악을 들을 때도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실행시킵니다.

지난 5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발표한 ‘모바일 이용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이용자들은 음악 감상도 유튜브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튜브는 전국 15~60세 남녀 1천명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43.0%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1위인 ‘멜론’은 28.1%로 나타나 체면을 구겼습니다.

이 같은 높은 유튜브의 시장점유율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 글로벌 동영상 시장은 유튜브로 평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튜브가 ‘갓튜브’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광고시간 증가→유료 구독자&광고 수익 증대

유튜브 레드

유튜브 레드

구글은 지난 2016년 12월 유튜브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를 출시했습니다. 한 달에 7천900원(부가세 별도)을 내면 유튜브가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감상은 기본, 모든 동영상을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번 건너뛰기 할 수 없는 광고 도입으로 구글은 결국 창작자들의 수익을 높이면서,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 가입자를 늘려 더 큰 매출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유튜브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많아진 만큼, 늘어난 광고로 약간의 불편을 준 뒤 유료 구독 가입을 유도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유튜브 레드 유료 구독자가 늘지 않아도, 광고 기회와 시간이 증가하는 만큼 유튜브는 광고주 증가로 인한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사용자들은 네이버, 카카오 등 15초 광고에 많은 비판을 했습니다. 그 때마다 비교 대상은 늘 짧은 광고와 건너뛰기가 가능한 유튜브였죠. 그런데 이제 유튜브의 광고 노출 시간이 국내 동영상 플랫폼과 점점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누군가는 “그래도 유튜브는 창작자들한테 수익을 돌려준다”고 비판할지 모르겠습니다. 동시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동영상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챙긴다”는 말로 여전히 유튜브에 ‘엄지척’을 보낼지도 모르겠습니다.

네이버TV 15초 광고 예.

네이버TV 15초 광고 예.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용자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동영상 광고 매출의 90%는 지상파 방송사 등이 설립한 단체인 스마트미디어랩(SMR)이 가져갑니다. 10%만이 사업자 몫입니다. 이 같은 계약 조건을 유지해야 SMR로부터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관심이 높은 방송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영상 광고시장 1위 유튜브는 올 상반기 1천169억원의 광고 매출을 기록해 249억원에 그친 네이버와의 차이를 5배 가까이 벌렸습니다. 유튜브는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57.5%나 상승한 반면, 네이버는 4.6%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갓튜브로 불리며 이용자들에게 우상시 됐던 유튜브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매출 올리기에 나설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유튜브 이용자들이 네이버TV, 카카오TV, 아프리카TV로 옮겨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많은 이용자들이 유튜브에 충성도가 높아졌고, 익숙해진 탓입니다.

더욱이 이미 유튜브에 쌓인 방대한 동영상, 음악 콘텐츠 파워를 그 어떤 사업자가 대적할 수 있을까요? 보나마나 갓튜브의 위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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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봉삼 기자 / 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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